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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프리카돼지열병 공포…삼겹살이 `금겹살` 될라(종합)

최훈길 기자I 2021.08.08 14:29:31

강원 고성 돼지 농장서 확진, 5월 이후 처음
2019년처럼 경기·인천까지 확산될라 초긴장
농축산 물가 급등하는데 돼지고기 물가 비상
총리 긴급지시 “신속 처리, 철저한 방역하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기자] 이른바 `돼지 흑사병`이라 불릴 정도로 치사율이 높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석 달 만에 재발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방역당국과 양돈농가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달걀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물가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ASF에 방역·물가당국 초긴장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7일 강원 고성군 양돈농장에서 ASF 의심 신고가 나와 정밀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8일 오전 밝혔다. 사육 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월 5일 강원 영월의 흑돼지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방역요원들이 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강원 고성군의 한 양돈농장에서 출입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ASF가 발생한 고성 농장은 돼지 2400마리를 사육하는 곳이다. 반경 500m 내에는 해당 농장만 있고 3㎞ 내에는 돼지농가가 없다. 반경 3~10㎞에는 돼지농가 2곳이 3100여마리를 사육 중이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첫 발견된 이후 확산된 ASF은 전염되기 쉽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호흡 곤란을 거쳐 일주일 안에 대개 사망하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2019년 9월에는 경기도 파주·연천·김포, 인천광역시 강화까지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를 통한 감염 확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봄철에 태어난 멧돼지가 활동을 시작했고, 군집생활을 하는 멧돼지의 특성상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홍천·가평 등 남쪽으로 발생 지역이 확산되고 백두대간을 통해 충북·경북 북부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방역당국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ASF가 2019년처럼 확산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축 마릿수가 줄면서 돼지고기(냉동삼겹살 기준) 가격은 지난달 하순 1kg당 2만6270원을 기록, 전년(2만3830원)보다 10%나 올랐다.

최근 밥상물가는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회복세와 맞물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특히 달걀이 57.0% 상승하는 등 농축수산물 물가가 급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OECD 38개국 중 3위로 높았다.

◇김 총리 “총동원해 철저히 방역”

중수본은 ASF 발생농장의 사육돼지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통제,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경기·강원 지역의 돼지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선 8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명령 기간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국의 돼지농장, 관련 축산 시설·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도축 마릿수가 줄면서 지난달 하순 돼지고기 가격이 1kg당 2만 6270원으로 예년, 전년보다 올랐다. 돼지고기는 냉장삼겹살 기준, 평년가격은 최근 5년간 최고·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가격이다. 1kg 기준 가격. 단위=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발생농장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며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통제 초소 및 소독시설 운영 등 현장 방역조치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긴급지시했다.

김현수 장관은 이날 긴급상황회의를 열고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방역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히 점검·보완해야 한다”며 “야생멧돼지의 적극 포획을 통한 개체 수 저감, 감염된 개체의 신속한 수색·제거, 울타리 설치·점검·보완 등 야생멧돼지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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