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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달라진 등급분류체계에서 5성급 표시를 신청한 호텔은 현장평가 700점, 암행평가 300점 등 1000점 만점에 90%(900점) 이상을 획득해야 별 5개를 받을 수 있다.
최고 등급은 별 다섯 개다. 흔히 등급 표시 문양만 바뀌는 것으로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업계 인식은 다르다. 평가 기관이 기존 협회(한국관광협회중앙회·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서 정부기관으로 바뀌며 등급분류체계가 공신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 호텔 등급은 3년 마다 한번씩 다시 받도록 되어 있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한 번 특1등급을 받으면 갱신하지 않고 10여 년을 유지하는 호텔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진정한 의미의 특급호텔이 맞느냐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5성 체계는 국제적 기준에 맞춘 것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해외영업 등에도 효과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인 ‘5성’, 그 중에서도 ‘1호’의 상징성은 금액으로 환산하지 못할 가치를 지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호 타이틀을 얻으면 이에 따른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눈치작전이 심화하고 있다. GS건설 계열사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은 등급 심사 등록 첫날 이미 접수를 마쳤다. 삼성 계열사인 서울신라호텔은 이달 중 별 표시제도 1호점에 도전할 계획이다.
무궁화 특1등급 제1호 업체인 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해 말 등급심사 유효기간이 만료돼 갱신을 마친 상태로 이번 경쟁에선 빠지기로 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1987년 무궁화 심사를 받아 무려 28년 간이나 ‘특1등급 1호’ 타이틀을 유지해왔다.
현재 등록을 신청한 호텔들은 국내 1호 ‘5성급 호텔’이란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최고 등급을 받으려면 주차를 대신해주는 발레파킹 서비스와 호텔 이용객의 편의를 돕는 컨시어지 등을 반드시 운영해야한다. 또 식음료업장을 3개 이상 보유해야 하고, 환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 밖에 휘트니스센터, 수영장, 회의장, 비즈니스 센터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야 한다.
특급호텔들은 등급 심사에 앞서 누락된 조건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한편 호텔 내 서비스를 점검해 암행평가에도 대비하고 있다.
심사 주관사인 한국관광공사는 접수한 순서대로 심사를 받고 결과 역시 그에 따라 발표되는데, 같은 등급을 받는다면 신청서를 가장 먼저 낸 업체가 ‘1호점’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의 한 관계자는 “반드시 별 등급 1호점을 따겠다는 생각으로 접수를 서두른 것은 아니고 운 좋게 재심사 기간과 겹쳐 첫날 접수를 하게 됐다”면서 “호텔은 전통과 문화를 특히 중시한다.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1호점이 된다면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5성 1호’ 타이틀은 국제적인 심사기준을 통과해 대한민국에서 최고 호텔로 인정 받은 첫 번째 호텔이라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기존 특1등급 호텔이라면 어디라도 욕심 내지 않을까 싶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평가단은 문화관광부의 호텔 등급결정 개선 태스크포스(TF) 참여 전문가 추천과 호텔업협회·관광협회중앙회의 추천, 호텔경영학과 설치대학의 추천 등을 통해 선정된 100여 명으로 이루어진다. 별 등급은 디자인 선정과 응용 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 빠르면 오는 3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