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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美 은행규제안 둘러싼 팽팽한 설전

김윤경 기자I 2010.01.28 09:28:56

사르코지 "오바마 규제안 지지.. 전세계 협력 필요"
루비니, 글래스-스티걸법 부활 촉구
美 규제안 경제회복에 리스크..반대론도

[이데일리 김윤경 기자] 27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선 예상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이 핫이슈였다.

각국 지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형 은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안에 지지표를 보냈지만,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이 자리를 성토의 장으로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하고 우려섞인 전망들이 많았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에서 빠르게 탈출했지만 다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 사르코지 "오바마 규제안 지지.. 전세계 협력 필요"

▲ 세계경제포럼 개막연설에 나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개막 연설에 나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평소 규제 강화론자의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규제 노력에 전세계가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일 뿐 만 아니라 세계화(Globalization)에 있어 위기이기도 하다"면서 "재발견과 더 도덕적이 되어야만 자본주의를 구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금융 규제 협력을 꾀할 수 있는 최적의 포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은행들은 시장 활동 리스크를 감당하기 위해 세 배 더 많은 자본금을 쌓고 있다면서 프랑스는 내년 G8 의장국으로서 새로운 통화 질서란 어젠다의 핵심에서 이를 탐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루비니 "상업-투자은행 분리해야".. 소로스 "시기상조"
 
비관론자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세계 경제가 새로운 경기후퇴의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 경제에 대해선 낙관론을 견지했지만 중국 경제의 버블, 러시아의 노령화, 브라질과 인도의 정치적 문제가 구조적인 정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3년 전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은행 규제와 관련해선 더 강력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1932년 글래스-스티걸법의 부활을 주장한 것. 루비니 교수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완전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안을 지지한다면서도 아직 전체적으로 수용되기엔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아직 문제를 다 해소해 숲을 빠져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 "과잉규제는 경제 성장세 해칠 것"

 
오바마식 강도높은 은행 규제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이런 규제안이 보호주의를 키울 것이며 이는 지속적인 회복에 있어 중대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잔 교수는 "거대한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엄청난 정치적인 불확실성의 시대로 옮겨가게 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10%에 달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0%에 달하고 있는 조합은 정치적으로 독(毒)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정치권은 포퓰리즘과 보호주의 조치에 기대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머징-선진국 경제간 회복의 속도 차이도 문제로 들었다.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창업자는 "규제 당국과 정부의 금융위기에 대한 과잉 규제는 경제 성장세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가 향후 위기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란 건 환상이란 것.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3개의 D`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부채(Debt)와 재정적자(Deficit), 달러(Dollar)가 그것이다.
 
바클레이즈의 로버트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는 은행 규모를 줄이거나 활동을 제한한다고 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개선된다고 하는 증거가 없다면서, 이는 은행 산업 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리스크, 심지어 국경간 리스크를 떠안으려고 하는 은행들이야 말로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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