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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시장에서 55%에 이르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TSMC가 일본에 본격적으로 첫 개발 거점을 만들기로 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총 200억엔(원화 약 2120억원)을 투자해 현지 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를 위해 TSMC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한 뒤 이르면 이번 주내 발표할 계획이다. TSMC 측도 이날 “아직까지는 공식 언급할 순 없지만, 결정되는대로 곧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TSMC는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노리고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 개선을 꾀하고 있는 미국, 일본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내 개발 거점에 대해 일본 정부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를 전략 분야로삼고,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TSMC와 일본 기업의 연계를 강화하는데 보조금 지원 등을 제공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측은 전했다.
TSMC는 이 새로운 개발 거점에서 반도체 후공정이라 불리는 패키지(밀봉) 작업 등 관련 개발을 주로 다룰 예정이다. 생산라인 설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기술을 요하는 전공정은 아니지만 최근 후 공정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어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노하우를 쌓기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고의 장비 제조업체와 소재업체들이 모이는 큰 시장이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인해 중국 시장을 잃게 된 TSMC로서는 첨단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일본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TSMC는 현재 해외 최초로 첨단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에도 첨단의 개발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제대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현재 세계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 TSMC는 미국 요청을 받아들여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고 인텔 등 미국 반도체업체들과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원화 약 13조250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고 올해 최대 280억달러(원화 약 31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