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쓰비시지쇼(三菱地所)가 일본 최고층 빌딩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도쿄역 바로 앞에 무려 390m 높이의 빌딩 등 4개 동을 순차적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기야마 히로타카(杉山博孝) 미쓰비시지쇼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에 뒤지지 않는 상징성 있는 빌딩을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기야마 사장은 “국제금융센터 뿐만 아니라 전망대 설치를 검토하는 등 관광객을 유치하는 장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세계 도시 개발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390m 높이의 이번 빌딩이 세워지면 현재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 오사카에 있는 아베노하루카스 터미널빌딩(あべのハルカス·300m)은 물론, 도쿄 내 가장 높은 건조물 도쿄타워(330m)도 넘어서게 된다.
이 건물은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도키와바시(常盤橋)지역에 세워진다. 이 지역은 국가전략지구로 지정돼 규제가 적은 만큼, 건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지상 390m의 빌딩 외에도 지상 230m의 오피스 타워, 지상 9층 높이의 오피스 및 하수펌프장, 지하 9층의 오피스 및 광장 등 총 68만㎡ 4개동으로 이뤄진다.
2015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5877억엔의 매출을 거둔 미쓰비시지쇼는 도쿄역 주변 마루노우치 지역에 30여개의 건물을 가지고 있어 ‘마루노우치의 대가(大家)’라고도 불린다. 이 지역에서만 빌딩 임대수익 전체의 60%를 얻고 있다.
미쓰비시지쇼는 지난 2002년부터 마루노우치 지역에 집중하며 고층건물과 쇼핑몰 등 복합건물을 설치해왔다. 그러나 직접 수입이 증가하지 않고 있고 최첨단 빌딩을 투입한 데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최근 들어 미츠이부동산 등 경쟁업체들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만큼, 존재감을 높이는 기폭제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또 미쓰비시지쇼는 도쿄 마루노우치를 벗어나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 건설에 나섰지만 2015 회계연도에 손실을 기록했다. 런던의 금융가 대형 재개발을 수주했지만 미츠이부동산보다 해외 장악력이 낮은 상황이기도 하다.
한편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오피스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빌딩들의 완공이 이어지며 도쿄 빌딩 공실률이 2012년 9%까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고 기업 실적이 양호해지자 공실률이 6년 만에 5% 아래로 내려왔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 중개기업인 미키쇼지에 따르면 지난 7월 도쿄 주요 5개 구의 공실률은 전달보다 0.23%포인트 떨어진 4.89%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