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상원은 1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국립극단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이하 ‘스웨트’) 프레스콜에서 2000년대 초반 미국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이 작품이 동시대 한국 사회에 갖는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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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트’는 201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극작가 린 노티지의 작품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철강 산업 도시 레딩을 배경으로 노동자와 사측의 대립, 노동자 간 분열, 인종차별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박상원은 과거 공장에서 일했으나 다리 부상을 당한 뒤 현재는 노동자들이 찾는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스탠 역을 맡았다.
살짝 나온 배에 수염을 기르고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수더분한 모습이 인상적인 캐릭터다. 박상원은 “스탠은 다른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반목을 포용하는 인물”이라며 “방송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배도 좀 나오게 분장을 하고 수염도 붙여봤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중심에는 여성 노동자 신시아(송인성 분), 트레이시(강명주 분), 제시(문예주 분)가 있다. 함께 땀을 흘리며 끈끈함을 보여주는 이들의 관계는 신시아가 혼자 관리직으로 승진하면서 균열을 빚기 시작한다. 사측이 인건비를 감축하려고 하자 노조는 이에 대항해 파업을 진행하고, 파업으로 빈 노동자들의 자리는 적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라틴계 노동자들이 대신한다. 극한으로 치닫는 이들의 갈등은 결국 스탠의 바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어진다. 노동자끼리 싸우게 되는 자본주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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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모 연출은 “‘스웨트’는 신자유주의의 가속화 속에서 인간의 노동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큰 질문을 담은 작품”이라며 “노동의 상실이 경제활동의 중단이 아니라 사람을 사회적 공황으로 빠지게 한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또한 “노동, 인종, 여성, 장애 문제 등을 함께 다룬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포용과 연대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웨트’는 오는 7월 18일까지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