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구속할 것..권력이 반대하는 수사 본보기"

김범준 기자I 2020.07.25 15:05:41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법무부 장관이 저를 구속할 것입니다.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지난 24일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이와 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수심위원들의 질의에 “법무부 장관과 중앙(지검)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가 표현한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은 또 위원들을 향해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에 남겨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검사장.(사진=연합뉴스)
한 검사장은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일개 장관’ ‘포샵질’ 등의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질을 하고 앉아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나중에 알아도 될 권리야? 로또도 나중에 알고 먼저 아는 게 차이가 얼마나 큰 건데. 당연히 알 권리에 핵심은 언제 아느냐야. 국민은 나중에 알아도 된다는 뜻은, 우리만 먼저 알겠다는 뜻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지난 24일 법조계·학계 등 외부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신라젠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재판에 넘길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결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 전 기자는 계속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반면, 공모 의혹을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수심위의 결론은 권고적 효력만 있지만, 검찰의 수사 방향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