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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발암물질 걱정 없는 안전한 생리대 어디 없나요?"

유수정 기자I 2017.08.25 08:10:54

릴리안 사태 이후 제품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들
"국내 제품은 못믿겠고, 외국 제품은 가격 부담"
"대안 제품 제시보단 안전한 생리대 공개하는게 우선"

서울 중구의 한 드러그스토어에서 여성 소비자가 생리대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사진=유수정 기자)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면 생리대나 생리컵 등이 대안 제품으로 거론되고 있기는 한데요. 그런데 무엇보다 발암물질 걱정 없는 안전한 생리대를 찾는 게 우선 아니겠어요?”

지난 23일 깨끗한 나라가 최근 불거진 릴리안 생리대 제품의 부작용 논란과 관련해 환불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이날 오후부터 대형마트 3사는 물론 주요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까지 일제히 릴리안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릴리안 제품 뿐 아니라 깨끗한 나라의 생리대 제품이 진열대에서 모두 사라졌다. (사진=유수정 기자)
24일 현재 릴리안 제품은 주요 백화점 슈퍼마켓은 물론 대형 드러그스토어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앞서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품 부작용과 위해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을 때도 “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라면서도 뒤로는 1+1 증정행사나 가격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직 개인이 운영 중인 일부 편의점 등에서는 미처 상품을 빼지 못해 진열된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상품을 사가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요 편의점이 릴리안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지만, 일부 소형 편의점 등에서는 아직까지 릴리안 제품이 진열돼있다.(사진=유수정 기자)
이번 사태 이후 여성들은 생리대 선택에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날 생리대 구입을 위해 올리브영을 찾은 김경아씨(가명.32)는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평소였다면 행사하는 제품을 집어 들었겠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김씨는 “발암물질이 발견된 제품이 릴리안 뿐이 아닐 텐데 솔직히 이제는 어떤 제품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전 성분을 공개한다고 해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제품이 비슷하다고 생각돼 할인이나 증정이 많은 제품을 선택했었다”고 말하며 “국내 제품은 못 미더워 외국 제품으로 구입하려는데 가격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 고민이 크다”고 불만을 표했다.

여성 소비자가 생리대 구매에 앞서 전 성분을 살피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대학생인 딸과 함께 매장을 찾은 이숙희씨(가명.49)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딸이 생리통이 심해 걱정이 컸는데 이게 다 생리대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면서 “비싼 제품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기농 면을 사용한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딸 강하나씨(가명.24)는 “사실 모든 일회용 생리대가 화학제품인 상황에서 대안 제품으로 면 생리대나 생리컵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완벽한 대체재로 볼 수 없다”면서 “이미 익숙한 제품을 두고 생소하거나 불편한 제품으로 갈아타라고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공개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깨끗한 나라 측은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환불 접수 사이트와 본사의 소비자 상담실 등을 통해 접수된 건에 한해 릴리안 생리대 제품의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개봉 여부 및 구매 시기, 영수증 보관 여부 등과 상관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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