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전도사` 존리 "밸류보단 성장성…비싼 주식엔 이유가 있다"

안혜신 기자I 2016.03.27 13:05:23

[마켓리더에게 묻는다]⑭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주식 비싸진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
고밸류 논란에도 전략 바꿀 생각 없어…"주식은 '사는 것'"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화장품주는 대표적인 고(高)밸류에이션 논란 종목이다. 고평가 논란 속에 아모레G(002790) 주가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약 14.9% 하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 아모레G 주식 비중을 오히려 늘린 펀드가 있다. 바로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다. 이 펀드는 지난해 6월 2.85%였던 아모레G의 비중을 지난 1월 2.98%까지 늘렸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존리(사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27일 만났다.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성장성”

“비싼 주식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이 비싸진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죠. 투자한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성장성이 있다면 주가가 얼마까지 올랐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리 대표의 확고한 투자철학은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1월 기준 메리츠코리아펀드가 담고 있는 주요 종목은 CJ(001040)(3.61%), SK C&C(034730)(3.29%), 오뚜기(007310)(2.98%), 아모레G, CJ CGV(079160)(2.85%), 삼성물산(028260)(2.79%), 한미약품(128940)(2.78%) 등이었다. 하나같이 고밸류에이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수주 위주다.

리 대표는 “투자전략을 바꾸거나 포트폴리오를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며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좋은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단기에 오르고 내리는 것과 상관없이 결국 수익이 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종목 선택에 있어 리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이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대표되는 밸류에이션이 아닌 회사 자체의 성장성인 것이다. 리 대표는 “5년 후 어떤 모습일 것인지 성장성을 보고 기업에 투자한다”며 “기업을 방문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그 기업 주가 방향이 아닌 기본적인 펀더멘털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장품주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가장 크게 제기된 우려 중 하나는 중국 시장 성장 둔화였다. 리 대표는 이를 직접 현지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직원 일부를 중국에 보냈다. 결과는 ‘아직 화장품주는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중국에서의 한국 화장품 인기가 언제 식을 것인지가 궁금하면 중국을 직접 가보는 것이 당연하다”며 “현지 탐방 결과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여전히 2%에 불과해 아직 투자가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

리 대표는 ‘주식 전도사’다. 만나는 사람에게 늘 월급의 5~10%는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한국에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주식 투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주식투자는 한국에 만연한 단기 투자가 아니다.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간 묻어두는 장기투자다.

리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은 한 달을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급하다”며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사서 오래 가지고 있는 것’, 그 기업과 ‘동업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투자 철학을 밝혔다. 이는 그가 최근 코스피 밸류에이션 논란 속에서도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그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리 대표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에너지 기업이 무너지게 되니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것은 이해하지만 시장이 지나치게 그 사실에 매몰돼 있는 것 같다”며 “한국에 들어온 오일머니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지나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의 펀더멘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맞추려 한다면 그 사람은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점쟁이”라며 “좋은 주식의 가격은 결국 그 기업의 펀더멘털을 반영하게 돼 있으며, 따라서 좋은 주식을 선택해서 오랜 기간 가지고 있는 것이 올바른 주식 투자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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