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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차례나 미사일 공격…우크라 타깃된 크림대교

김겨레 기자I 2023.08.13 14:10:14

크림반도-러 본토 잇는 유일한 교량
파괴될 경우 전쟁보급로 차단
러시아 "미사일은 격추...묵과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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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 하루에 두 차례나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미사일을 격추해 피해는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를 방문한 모습. (사진=스푸트니크·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S-200 로켓으로 케르치 해협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공격하려 했지만 적시에 탐지해 방공망으로 요격했다”며 “피해자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격추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 미사일은 총 세 발이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첫 번째 공격에서 발사된 미사일 2기는 크림대교 상공에서, 이후 발사된 미사일 1기는 케르치해협에서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크림대교 인근에선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미사일 공격과는 별도로 러시아군은 이날 크림반도에 발사된 우크라이나 드론(무인기) 20대를 격추했다고도 밝혔다. 러시아에 따르면 14대는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이 격추했으며 6대는 전자적으로 교란됐고, 이 과정에서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우크라이나의 테러로 규정하면서 무고한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러한 야만적인 행동에 대한 정당화는 있을 수 없다”며 “러시아는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잇는 유일한 교량이다. 크림대교는 길이 19㎞에 달하는 유럽 최장 교량으로 러시아군에 연료와 식량을 공급하는 통로로 쓰였다. 러시아에 전략적·상징적 중요성이 큰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18년 크림대교 개통식에 직접 트럭을 운전해 참석하기도 했다. 크림대교가 파괴될 경우 크림반도는 러 본토로터 고립된 것과 다름없어져 전쟁 보급로로서의 역할이 약화된다.

지난달 17일에도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다리를 지나던 주민 2명이 숨지고 다리 시설물 일부가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수중 드론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월 크림대교가 “평화가 아닌 전쟁을 초래한다”며 군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크림반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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