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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단교`가 트럼프 효과?…對중동전략 변화 예고 가능성

방성훈 기자I 2017.06.07 08:33: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최근 중동을 방문했을 때 나는 더 이상 급진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금지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중동) 지도자들은 카타르를 지목했다. 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살만 국왕과 50개국의 지도자를 만난 사우디 방문이 이미 성과를 내는 것을 보니 기쁘다. 그들은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지원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었고 모든 것이 카타르로 귀결됐다. 아마 이것(카타르 단교)은 테러리즘 공포의 종식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중동 4개국과 리비아 임시정부, 예멘·몰디브 정부 등 총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것이 자신의 중동 방문 때문이라고 스스로 공로를 치하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국가들 간 불화가 일어나는 것을 가급적 피해 왔다. 중동 내 여러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을 통해 극단주의 및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했다. 이후 일부 중동 국가들은 카타르를 고립시켰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카타르 단교를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동 지역에서 잠재적으로 거대한 전략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우려했다. 미 당국자들은 카타르 단교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며 국방부 역시 카타르 정부로부터 미군 기지가 쫓겨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이 있기 전까지의 상황이었다.

카타르가 그동안 시리아, 리비아 및 다른 아랍 국가의 급진주의 단체들에 무기와 돈을 지원해 왔다는 비난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며, 오히려 카타르는 미국 중앙사령부 본부가 위치한 중요한 군사 전초 기지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카타르 수도 도하에 미군 공군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곳에는 미군 약 1만 명이 주둔해 있다. 이 기지는중동 국가들과 함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계획·수행하는 주요 정보 허브이며, 시리아, 이라크 영공에서 러시아와의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단교를 지지하면서 미국과 카타르와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중동 국가들 간의 싸움에 발을 담그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적잖이 놀라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카타르 내 미군 기지가 IS와의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고려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이 미 국방부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앨터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은 카타르가 미군이 도하 기지를 활용하는 데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이유를 제공했다”면서 “미국은 카타르 내 기지 덕분에 지난 15년 간 얼마나 편했는지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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