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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에 눌린 둔촌주공, 일반분양가 낮추나…17일 긴급대의원회의

김미영 기자I 2020.03.14 12:28:31

계획대로 3.3㎡당 3550만원 보증신청했지만
HUG “보증 불가” 결정 우려
새단지명 “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공사비 3000억 삭감 검증 결과…현대건설 등과 재협상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가를 바꾸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협상 난항에 따른 조치이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조합은 오는 17일 오후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고 ‘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건’ 의결을 시도한다. 조합은 대의원회의 공지 공문에서 “아직 HUG와의 분양가 협상이 완료되지 않음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에 반영할 분양가는 17일 이전까지 합의되는 금액을 반영해 당일 배부하고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합은 지난 12일 3.3㎡당 평균 3550만원을 일반분양가로 분양보증해달란 신청서를 HUG에 냈다. 지난해 말 총회를 통해 확정한 대로다. 그러나 HUG에선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완화하고도 일반분양가를 3.3㎡당 2970만원 이상 책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조합과 HUG 측이 여러 번 물밑 접촉을 했지만 조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HUG 측은 “통상 진행했던 대로 향후 2주간 둔촌주공조합과 공식 협의를 벌여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나 합의 불발시엔 ‘분양보증 불가’ 통지를 할 수도 있다. 둔촌주공으로서는 HUG의 보증 없이는 3조원이 넘는 공사비의 금융기관 조달이 쉽지 않아 사실상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을 택해야 한다.

이에 조합에선 이번 대의원회의에서 일반분양가를 소폭 낮춰 HUG와의 협상을 타결 지으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4월 말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위해 서두르는 모양새로, 조합은 다음 달 18일엔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위한 총회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분양가 낮추기를 시도 할 경우 조합원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미 조합원 일부는 “분양가를 낮추려 한다면 조합장 해임안을 총회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조합은 이날 대의원회의에서 ‘신축 아파트 명칭 제정의 건’도 다룬다. 둔촌주공 새 단지명은 조합원 투표결과 ‘에비뉴포레’가 70%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올림픽파크’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80%에 달해, 둔촌주공의 재건축단지는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 혹은 ‘에비뉴포레 올림픽파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등 시공사 컨소시엄에선 ‘에비뉴포레 올림픽파크’에 무게를 뒀다.

한편 둔촌주공조합은 16일엔 한국감정원에 의뢰했던 공사비 검증 결과를 받아든다. 조합은 이를 근거로 시공사 컨소시엄과 공사비 재협상을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총 3000억원 정도의 감액 권고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대의원회의에서도 감정원의 결과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에서 시공사들과의 공사비 재협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 외부에 흘러나가지 않게 각별히 신경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철거공사를 끝낸 서울 둔촌주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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