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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새해에도 무거운 고민에 마주"…대외 계획 비공개

배진솔 기자I 2022.01.01 13:14:10

제8기 제4차 노동당 전원회의 후
김정은 "날로 불안정한 조선반도…국가방위력 강화"김여정 당 부부장, 권력 핵심 '정치국' 진입 못해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새해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7일부터 어제(31일)까지 ‘제8기 제4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대남·대미관계 사업 방향 등을 논의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을 최우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식량 문제 해결 10년 계획 구상 등 내치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이 2021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를 제시하며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우리 모두는 올해 사업 못지 않게 방대하고도 중대한 다음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면서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고 말했다. 신년에도 대내외 여건 등으로 국가정책을 추진하는데 제약에 따를 것이라는 현실적 고민이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방송은 김 총비서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국, 미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전략 등을 논의해 결론을 끌어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남·대미관계 방향 및 사업 논의 결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등으로 새해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내년 5월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마치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대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반면 농업과 경제 부문은 상세히 소개해 새해에도 대외관계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 등 내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10년 목표하에 협동농장 농민의 국가 빚을 탕감하고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는 등 농업에 최중점을 뒀다.

또 국방력을 계속 강화하면서 비상방역에 전념하기로 했다.

전원회의에서는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일 순위로 놓고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최중대사”로 제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새해에도 코로나19 위험이 감소할 때까지 국경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송은 또 김 총비서가 회의에서 국방 부문의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면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총비서는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혁명적 당군” 육성을 위해 “훈련제일주의와 무기 전투기술기재들의 경상적 동원준비, 강철 같은 군기확립”에 총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 때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역대 최장인 5일간 진행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당초 공식서열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 김여정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태섭 육군 제5군단장이 한국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으로 임명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했으며,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서열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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