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영변 핵시설 재가동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핵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원심분리기 1000개는 영변에서만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를에 따르면 지난달 3일과 이달 1·14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 건물 주변에서 모종의 변화가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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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을 분석한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무기 생산을 위한 핵물질 생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새로운 지역은 약 1000㎡로, 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라며 “(그렇게 되면) 고농축 우라늄 생산능력이 2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성사진을 보면,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가운데 빈 공간은 지난달 3일까지만 해도 나무가 심어져 있었으나 지난 1일 나무가 제거됐다. 14일 촬영 사진에서는 빈 공간에 6개의 구멍이 생겼고, 외벽이 설치됐다. 루이스 소장은 6개의 구멍이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과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증설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이날 또다른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냉각장치 제거의 목적은 불분명하다”면서도 “냉각시스템에 대한 향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번 확장 공사가 ‘보여주기식’이란 분석도 있다. 대북 제재 해제가 시급한 북한이 대미(對美) 협상 등에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과거에도 이와 같은 패턴을 반복했기 때문에 핵시설 가동 징후를 노출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북한의 핵전력 증강 징후가 잇따라 포착되면서 오는 21일 시작하는 유엔총회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대응 논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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