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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체르니히우 민간인에 포격…미국인도 1명 사망

방성훈 기자I 2022.03.18 08:57:01

우크라 "러 포격에 미국인 1명 포함 민간인 다수 사망"
블링컨 "미 시민 살해당해" 확인…세부정보은 미공개
아내 치료 위해 우크라 방문…병원 갇혀 포격에 사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미국인도 1명 사망했다. 미 국무부도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사망한 미국인 휘트니 힐.(사진=휘트니 힐 페이스북)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찰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이 체르니히우의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며 미국인 1명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니젤스키 체르니히우 경찰서장은 “도심 민간인 주거 지역에 러시아군 포병이 있었다”며 “이번 공격으로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체르니히우는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45㎞ 떨어진 벨라루스 국경 근처에 위치한 도시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로 진격하는 통로에 위치해 있어 침공 초기부터 격렬한 교전이 이어져 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시민이 살해당했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유가족들에게 “가족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가족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내무부 안톤 게라쉬첸코 고문을 인용해 미국인 사망자가 미네소타 출신 1954년생 제임스 휘트니 힐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지난 해 12월 우크라이나인 아내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를 받기 위해 체르니히우를 찾았으며, 이후 러시아의 침공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내와 병원에 갇혔다가 포격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자인 휠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지속되는 교전으로) 도시를 빠져나갈 안전한 길을 찾지 못했다”, “엄청난 폭격에도 아직 살아있다”, “3~4시간 동안 도심이 불타고 있다. 주황색 하늘을 보고 있다”, “병원 밖에서 기관총 소리가 들린다”는 등 자신과 현지 상황을 공유했다.

이틀 전인 지난 14일엔 “내일 탈출을 시도할 수 있지만 (아내) 아이라의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다”며 “매일 사람들이 탈출하다 죽임을 당한다. 밤마다 폭탄이 떨어진다. 어떻게 하든 위험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도 민간인들을 향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은 지속됐다.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인근에서는 러시아군이 학교와 문화센터 등 민간인 시설을 공격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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