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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매직] 관객 절반은 CGV...실험 끝낸 문화 한류 '수확의 계절'

고규대 기자I 2018.08.30 08:11:45

동남아시장 교두보된 베트남

8월 베트남 박스오피스 47%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CGV 베트남에서 관객이 팝콘과 음료수를 구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베트남이 한국 대중문화의 거점 국가로 떠올랐다.

CJENM이 한·베트남 합작 영화 ‘하우스 메이드’ 미국판 제작을 공식화한 데 이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베트남에서 영화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베트남 라이프스타일 기업 IPP 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공동 사업 추진을 선언했다. 한동안 한국 대중문화와 문화 관련 기업이 동남아의 주요 진출 국가로 태국을 주목하던 것과 차이가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성과가 꽃을 피우고 있다. CJENM은 이미 베트남 영화 시장의 선도 기업이다. 영화 투자제작에 이어 상영배급까지 일원화하면서 영화 시장 1위 사업자가 됐다. 특히 CJ CGV가 CGV베트남을 통해 올해 8월 베트남 전국 박스오피스의 약 47%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데 고무된 롯데엔터테인먼트도 영화 상영업에 이어 최근 영화 합작을 본격화하고 있다. 베트남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형준 한맥문화 대표(‘실미도’ 등 제작)은 “베트남 대중문화 중 영화 분야의 협업이 최근 가장 활발해졌다”면서 “완성품 영화를 수출하는 것보다 현지와 협업을 통해 상생하는 과정이 양국에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대중문화의 베트남 진출의 성공에 힘입어 관련 기업의 진출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현지 박람회 개최 등 뷰티업체는 산업이 꽃을 피우는 베트남 공략에 나섰다. 해마다 20% 이상 성장하는 베트남 방송 시장에 참여하는 제작업체도 하나둘 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인 ‘브이라이브(V live)’에 베트남 스타를 입점 시키는 실험도 했다. 약 1년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수확도 나왔다. 베트남 정부와 손잡은 베트남의 유일한 공식 음원차트인 ‘V HEARTBEAT’를 구축이 대표적이다. 베트남과 한국 가수들이 함께 공연하는 음악 프로그램인 ‘V HEARTBEAT LIVE’를 자체 제작해 프로그램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CJ CGV도 베트남 법인을 연내 국내 증시에 상장해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대중문화의 베트남 진출은 지난 4~5년 간 시행착오 끝에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베트남 콘텐츠 시장에서 인터넷, 방송 등이 순서대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통계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 내 인터넷 사용 시간은 2008년 1일 평균 44분을 이용했지만, 2013년에는 128분으로 늘어나는 등 10년 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모바일 사용이 활발한 10~20대 이용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제작과 유통 모델을 다양하게 실험할 수 있는 무대다. 또 ‘베트남 콘텐츠시장 동향’(2017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방송시장은 연평균 1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인구는 9500만 여 명으로 세계 15위 수준의 인구수를 갖추고 있다. 39세 미만의 젊은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를 무기로 한 콘텐츠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9.9% 성장해 50억 1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최근 박항서 베트남 축구감독이 불러일으킨 축구의 열기에 힘입어 한국과 감정적 친밀감도 높아져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에 한국 대중문화의 거점국가가 될 매력까지 갖췄다. 김형준 대표는 “동남아를 대상으로 한 ‘동남아 콘텐츠 펀드’를 국내에서 설립해 베트남과 협업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베트남에서 한국 대중문화와 관련기업의 성공이 앞으로 국내 제조업의 수출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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