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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갈등’ 불똥에…전문가 "무력충돌 반대 레드라인 그어야"

이유림 기자I 2022.08.04 09:15:07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tbs 라디오 인터뷰
"만일 사태 대비 '군사적 개입'에 선 그을 타이밍"
"우리가 충분히 말할 수 있고, 中도 고마워할 것"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한반도에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우리가 선제적으로 레드라인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펠로시 의장에 대해 “철의 여인이고, 반중 강성 진보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국내 정치적 요인이 제일 크다”며 “미국에 반중 여론이 계속 높아지니까 어떤 정치가도 중국 때리기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선 연임을 확정하는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적대적 공존”의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중국이 최고의 긴장은 피했던 느낌이 있다”며 “겉으로는 최대한 불쾌함을 드러내지만, 시진핑 입장에서는 내심 ‘봐라, 그러니까 내가 해야 한다’(고 내부적으로 말할 수 있다), 과거 오사마 빈라덴과 아들 부시 대통령처럼 서로 돕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입장에서는 “밖으로는 좋은 척하지만 내부로는 상당히 당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대만은 중국을 굉장히 자극했다”면서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침략을 당하는 거 보고 지금까지 대만은 굉장히 조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의 고위급이 공식 방문이라고 왔으니까 힘을 얻는 건 맞는데, 타이밍 자체는 안 왔으면 좋을 때 온 것”이라며 “대만은 오히려 실용적인 노선을 하고 있는데 강성이 와서 그대로 얘기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후 중국은 다방면으로 대만을 압박할 것”이라며 “군사적으로는 이미 압박한다고 했고, 수출 규제도 최대치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군사적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레드라인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작년 정상회담 때 나왔던 문안은 ‘남중국해 안정을 지원한다’였다”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은 어떤 형태의 무력충돌도 반대한다고 선제적으로 이야기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이 상당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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