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세련, 김명수 대법원장 인권위 진정 “직업선택·양심 자유 침해”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헌정 사상 첫 탄핵 소추 법관이 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 측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법치주의바로세우기시민연대(법세련)는 7일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직업선택 자유, 양심의 자유, 인격권 등을 명백히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특정 정당이 판사 탄핵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건강이 좋지 않아 사직하려는 피해자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임 부장판사의 직업선택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또한 탄핵 소추안 가결로 임 부장판사가 직무정지를 당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격권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정치적 행위로 사법부 신뢰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 반려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샀다. 그는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지난 4일 임 부장판사가 언론을 통해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취 파일과 녹취록을 공개해 거짓말이 탄로 난 것.

녹취 파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2일 임 부장판사가 건강상 이유로 사표 수리를 요청하자, 김 대법원장은 “(정치권에서) 탄핵하자고 저리 설치고 있는데 내가 지금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국회에서 또 무슨 얘기를 듣겠냐는 말이야”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녹취록 공개 직후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