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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취업' 탓 3개월내 퇴사율 10% …유지취업률 1위 산기대

신하영 기자I 2017.04.03 06:30:00

[이데일리 대학경쟁력 평가] ⑥‘유지취업률’
재학생 1만 미만 중형대학 중 산기대 96.1%로 1위
한밭대·서울시립·서강대·한국해양대 상위 5개교 포진
순천대·부산외대·신라대·성신여대 유지취업률 최하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조현석 인턴기자] 청년 취업은 질적인 면이 중요하다. 취업이 힘들다고 ‘묻지마 취업’을 선택할 경우 1년도 못 버티고 퇴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적성이나 근로조건을 고려해 직장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이데일리가 대형대학에 이어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중형대학(재학생 5000명 이상 1만 미만) 55곳의 유지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산업기술대(산기대)가 96.1%로 1위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55개 대학의 1차 유지취업률 평균은 90.3%다. 지난해 6월 기준 취업자 100명 중 10명이 중도 퇴사한 것이다. 55개교 중 32개 대학은 유지취업률이 평균에 미달했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산기대는 1997년 산업자원부가 출연해 설립한 대학이다. 대학 인근 시화·반월·남동공단 내 기업 4000여 곳과 협력관계를 구축, 산학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산기대는 이를 기반으로 개교 이후 ‘전교생 현장실습 의무화’를 유지하고 있다.

산기대 관계자는 “졸업생 중 80% 이상이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 취업하다 보니 유지취업률이 높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1차 유지취업률’ 통계다.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대졸자 취업률을 조사하는 한국교육개발원은 유지취업률 조사를 4차까지 진행한다. 1차 조사의 경우 3개월간의 유지취업률을 산출한다. 지난해 6월 취업자 중 3개월 뒤인 9월에도 취업상태를 유지하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를 비율로 나타낸다.

◇ 취업률 12위 아주대, 유지취업률 6위로 껑충

중형대학 중 1위인 산기대의 유지취업률이 96.1%라는 것은 취업자 100명 중 96명이 3개월 뒤에도 취업상태를 유지했다는 얘기다. 이어 한밭대(94.9%)·서울시립대(94.8%)·서강대(93.2%)·한국해양대(93.1%)가 유지취업률 상위 5개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상위 10개교에는 아주대(92.7%)·서울과학기술대(92.6%)·광운대(92.0%)·금오공대(92.0%)·창원대(92.0%)가 포함됐다.

얼마 전 본지에서 집계한 2016년 중형대학 취업률과 비교하면 아주대와 목포대의 순위 변화가 눈에 띈다. 당시 아주대 취업률은 56.8%로 12위에 그쳤다. 하지만 유지취업률에서는 6위(92.7%)로 올라섰다. 목포대도 취업률 조사에서는 46.7%로 39위에 그쳤지만 유지취업률은 12위(91.5%)로 껑충 뛰었다.

배영환 아주대 종합인력개발원 운영팀장은 “교내에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취업동아리가 활성화 된 점이 유지취업률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주대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취업을 독려하기 위해 2014년부터 학생발굴단을 꾸려 우수 중견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시장점유율·기술력·연봉·복지수준 등을 파악해 해당 기업의 질을 평가하는 것이다. 2015년 12월에는 이런 과정을 거쳐 우수 중견기업 10곳을 발표했다.

배 팀장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같은 경우는 공채인원이 줄어드는 추세라 다른 한편으로 우수한 중견기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기업의 급여·복지수준 등을 파악해 우수 기업을 발표하기 때문에 조사에 참여한 학생뿐만 아니라 교내 많은 학생이 중견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취업률 상위 우송대·동명대 평균 미만

반면 우송대와 동명대는 취업률 조사에선 각각 60.1%, 59%로 5위와 9위에 올랐지만 유지취업률은 89.7%로 공동 31위로 부진했다. 지난해 6월 취업자 중 3개월 뒤인 9월에도 취업상태를 유지 중인 졸업자가 100명 중 90명도 되지 않은 것이다.

동명대 관계자는 “취업한 졸업생이 적성에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유지취업률이 낮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하위 5개교는 한신대(87.9%)·순천대(87.6%)·부산외국어대(87.4%)·신라대(87.3%)·성신여대(86.9%)다. 취업자 100명 중 86~87명만 3개월 뒤에도 취업상태를 유지했다. 나머지 14~13명은 수습기간조차 끝내지 않고 퇴사한 것이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취업한 졸업생 가운데 중도 퇴사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둔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전체 학생정원 중 인문계열이 95%를 차지하기 때문에 취업률에서 불리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신라대 관계자도 “취업한 졸업생 중 다수가 업무와 적성이 서로 맞지 않거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임금·업무환경 때문에 중도 퇴사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이에 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중도 퇴사자에게 맞는 기업을 발굴, 채용을 연결해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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