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간호사들 "재단 행사에 선정적 춤 강요받았다"

정시내 기자I 2017.11.11 14:28:29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재단 행사에서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을 추도록 요구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노컷뉴스는 한 병원 소속 간호사들이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재단 행사에 추가수당 없이 동원돼 짧은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선정성이 강한 춤을 추도록 윗선으로부터 강요받았다고 보도했다.

재단 소속 한 병원의 중견급 간호사 A씨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규간호사들이 장기자랑의 주된 동원 대상”이라며 “이들은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간호부 관리자급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유혹적인 표정과 제스처가 되는지’ 등을 얘기 듣는다”고 전했다.

장기자랑에 동원돼 춤을 췄던 간호사 A씨는 “짧은 바지를 입고 장식을 한답시고 가슴 쪽엔 가위질을 내서 파이게 한 옷을 입었다”며 “관리자급에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직장갑질 119 등에 따르면, 간호사 C씨는 “간호하는 환자와 그 보호자들 앞에서 배를 드러내고 바닥에 눕거나 다리를 벌리는 등의 동작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어떤 간호사들의 경우 극도의 수치심을 호소하며 울기도 했지만, 윗선에선 ‘남들 다 하는 건데 유난을 떤다’는 반응뿐이라더라”면서 “당연히 없어졌어야 할 병원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제서야 기사로 보도됐는데 병원측에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하니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재단 측은 “몇 사람이 됐든 그런 식의 강요를 받았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그런 의견이 있었다면 조사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장기자랑 등은 재단 산하의 각 기관에서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며 “특정 종목이나 의상 등 상태를 재단 차원에서 요구하거나 지적한 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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