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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로에 선 `8%` 성장률

양이랑 기자I 2008.12.29 10:15:47

11월 각종 지표 부진..4분기 성장률 9% 하회 `자명`
일각에선 `지표 조작할 수 있다` 우려도
中정부 "펀더멘털 양호..`채무 적어 부양능력 충분`" 주장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세계 주요 경제권이 경기후퇴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경제도 가파르게 기울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9%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3분기 5년래 최저 수준인 9%로 급락했다. 이후 각종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도 빨리 부진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장률에 대한 하향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올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내년 전망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중국이 지표를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의혹마저 나온다. 성장률이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마지노선인 8%를 밑돌게 되면, 실업 등이 늘며 사회적 불안이 초래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직접 나서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양호하다`며 성장 신화에 대한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의혹에 싸인 中 GDP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럼을 통해 "중국의 경제지표 수집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며 "중국은 이듬해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미리) 발표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지표를 `다듬을 수 있다`는 의혹을 이미 받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중국 경제가 8%의 성장률을 `일시적`으로 밑돌게 되더라도 정부의 입지는 곤란해진다"며 "지난달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수주에 걸쳐 발표된 지난달 각종 경제지표들은 이미 경고음을 크게 울리고 있는 상황. 수출은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고, 수입도 사상 최대폭으로 급감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5.4%에 그쳤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소비, 투자, 무역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중국의 성장률이 지난 3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스티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산업 생산, 화물 운송, 대출 증가세 등 실물 경제를 두루 살펴보면 내년 1분기 성장률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국 고위 정부 관계자는 "내년 성장률이 8%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업생산 증가율이 12%를 기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中 정부 `채무 낮아 부양 여력 크다` 주장

중국의 성장률이 후퇴 일로에 놓여있는 게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경제가 건강한 상태이며, 추후 경기부양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배경에는 높은 저축률, 낮은 가계 및 기업 채무 등이 거론된다.

인민은행의 이강 부총재는 지난 27일 한 금융 포럼에서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하다"며 "성장률에 대해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유럽, 미국 등과 달리 중국의 가계 부채는 매우 낮기 때문에 소비 확대 여지는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국민 저축 규모는 20조위안(2조9200억달러) 이상으로 자동차, 주택 대출 등 각종 대출을 합친 3조7000억위안을 훨씬 초과한다. 지난 1~9월까지 중국의 예금 규모는 20조8000억위안이었다.

기업 금융 부분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평가다. 이 부총재는 "비금융기업 5000여개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55% 가량으로, 자본 적정 비율이 높고 무수익여신 비율은 낮다"며 "금융 부분은 경제를 지탱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가계와 기업외에 중국의 국가 채무도 주요 경제국 대비 낮은 편이다. 중국은행감독위원회의 류밍캉 주석은 "중국의 국가 채무는 GDP의 22%로 미국(71%), 유로존(67%), 일본(163%) 대비 훨씬 낮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이같이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달 발표된 4조위안의 부양책은 향후 2년동안 집행되는 것으로 바로 내년 초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당장 `8%`의 성장률을 확답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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