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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중견기업이 내다본 올 3분기 전망이 분기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전반에 걸쳐 중견기업의 우려가 확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가 전국 500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이 내다본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직전분기보다 3.5p(포인트) 하락한 75.2였다.
이는 중견련이 2017년 3분기부터 경기전망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전망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중견기업들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중견기업이 올 3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 이유로는 ‘국내 수요 감소’(81.9%)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 수요 감소’(40.1%), ‘업체 간 과당 경쟁’(22.8%), ‘자금 조달 애로’(16.5%)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등 부정적인 경기에 따른 대응으로는 ‘별다른 대응이 없다’는 응답이 3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규 투자 연기’(19.9%), ‘급여 삭감 및 인력 감축’(16.4%), ‘휴업’(13.7%) 등 응답이 이어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엔 온도차를 보였다. 제조업 지수가 전분기보다 9.2p 하락한 70.8였던 반면, 비제조업은 78.0으로 0.6p 상승했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식음료품’과 ‘전자부품’ 업종은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19.1p와 6.2p 상승한 80.4와 104.5였다. 반면 ‘금속’과 ‘화학’ 업종 지수는 전분기대비 22.2p와 19.6p 하락한 60.9와 60.0였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출판통신정보’(22.8p↑)와 ‘운수’(6.4p↑) 업종 지수가 상승했고, ‘건설’(8.1p↓)과 ‘부동산임대’(6.5↓) 업종에서는 하락했다.
내수전망지수는 전분기대비 4.3p 하락한 77.8, 수출전망지수는 12.2p 하락한 72.1였다. 내수전망지수는 ‘출판통신정보’(14.3p↑)와 ‘식음료품’(12.8p↑), ‘운수’(4.9p↑), ‘도소매’(1.0p↑) 이외 모든 제조·비제조 업종에서 하락했다. 수출전망지수는 ‘금속’(32.6p↓)과 ‘자동차’(29.0p↓) 등 제조업 부문에서 크게 하락했다.
제조업생산전망지수는 ‘식음료품’(11.7p↑) 업종 외에 모든 업종에서 하락해 74.1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종이 58.3으로 가장 낮았다. 생산설비전망지수는 전분기보다 4.0p 증가한 106.7, 제품재고전망지수는 전분기대비 4.6p 증가한 109.7였다. 생산설비는 과잉인데 재고소진은 어려운 셈이다.
중견기업은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 정책으로 ‘법인세 인하 등 조세 지원’(50.8%)을 꼽았다. 이어 ‘긴급운영자금 대출’(27.0%), ‘출입국·통관 애로 해결’(10.2%), ‘조업 재개를 위한 방역 지원’(10.0%) 등 응답이 이어졌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업종과 규모를 막론한 대다수 중견기업이 심각한 경영 애로를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이 지속하는 만큼 현장이 원하는 맞춤형 단기 지원 정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