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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판매 호조를 감안하면 관세로 인한 손실폭은 더욱 크다. 양사는 3분기 위기의 미국 시장에서 48만175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판매를 잘 하고도 관세 때문에 이익이 줄줄 새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대미 관세 영향은 현대차 약 1조2500억원, 기아 1조2300억원, 도합 2조4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미국 관세에 따른 양사 영업이익 감소치는 1조6000억원이었다. 25% 관세 부과는 4월부터 이뤄졌지만 재고 덕분에 2분기에는 약 한 달 반 동안 관세 영향을 받았다. 재고가 동 난 3분기부터는 오롯이 25% 관세 영향을 받은 셈이다.
지난 7월 30일 한·미 통상협상에서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며 현대차그룹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격이다. 특히 미국은 일본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지만 한국산 차에는 여전히 25%를 적용하고 있다.
3분기 미국 내 자동차 판매 순위는 △제너럴모터스(70만8360대) △토요타(62만9137대) △포드(54만2983대) △현대차·기아(48만175대) △혼다(35만8848대) △닛산·미쓰비시(24만3024대) △스바루(16만1262대) △폭스바겐그룹(8만9095대) 순이다. 일본, 유럽 브랜드와 관세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불공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격 경쟁력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는데 관세 인하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미국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수출할 수록 손해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양사 합산 관세에 따른 연간 손실액이 약 7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이익을 줄이는 대신 판매 확대를 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가 25%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판촉으로 현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실적 전망에서 매출액은 상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에서 6.0~7.0%로 낮춰 설정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 15% 하향은 언제 이뤄지든 시간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은 버티면서 현지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이라며 “HMGMA를 통해 향후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