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끝나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글을 올렸다. 안건이었던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 추인을 투표 대신 박수로 의결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역시 8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선 과정을 박수 치고 그냥 끝내 정당의 반민주적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일부 네티즌은 ‘박수의 당’이라는 볼멘소리를 해 참으로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말할 수 있는 자유를 계속 빼앗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도 덧붙였다.
의총 논의·결정 과정을 두고 잡음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결단한 지난달 1일 의총부터였다. 당시 소수 의견은 참석 의원 89명 가운데 김웅 의원, 1명이었다는 것이 당의 공식 설명이었다.
하지만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다르게 기억했다. 한 의원은 “반대 의사를 말할 틈도 없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김웅 의원에게 순발력이 없었다면 아예 반대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분위기가 일방적인 상황에서 반대한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법원이 주호영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를 결정한 직후 열린 지난달 27일 의총 역시 정당민주주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표결을 제안했지만 이날도 박수로 투표를 갈음했다.
의총에서의 의원 발언을 자신의 아이패드에 기록했다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TV조선에 출연해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의견이 나오지 않았고 반대 의견도 꽤 있었다”며 “의총은 보통 소수파만 반대하고 대부분 의견이 같으면 박수로 추인하지만 팽팽할 땐 기명 투표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목소리 내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에 거짓으로 원내대표나 당을 안정시키려는 사람을 탐욕스럽고 집착하는 사람인냥 왜곡시키는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도 부연했다.
하지만 외부에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 의원 가운데서도 내심 불만을 제기하는 의원 수도 만만찮다. 국회의원 목숨인 공천권을 누가 쥘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의견을 내기 어렵거나 외부에 의견을 내 당 갈등을 심화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걱정하는 의원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겨우 이긴 점을 고려하면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상 지지율이 마이너스(-)라는 얘기”라며 “이준석 전 당대표도, 윤핵관도, 당에 불났는데 한 자리 차지하겠다는 권력 다툼도 모두 잘못”이라고 당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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