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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1위 의약품 특허 만료, 제약사 혈투 시작됐다

천승현 기자I 2014.11.20 08:43:13

한미·대웅 등 국내사 31곳 복제약 허가 완료
BMS와 국내업체 10여곳 특허분쟁
경쟁 제품 판매 유한양행과 영업전 관전포인트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의 시선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 쏠리고 있다. 국내 의약품 매출 1위인 ‘바라크루드’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벌써부터 시장 쟁탈전이 벌어졌기 때문.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업체 31곳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라크루드’롤 본따 만든 복제약(제네릭) 제품의 허가를 받았다. 내년 10월 바라크루드의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한미약품(128940), 동아에스티(170900), 대웅제약, 종근당 등 막강한 영업력을 보유한 업체들이 대거 이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바라크루드의 높은 시장성에 대형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바라크루드는 지난 2011년부터 3년째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대형 제품이다.

지난해 처방실적은 1885억원으로 2위 ‘글리벡’과 3위 ‘허셉틴’의 처방액을 합친(1752억원)것 보다 많을 정도로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 발매 이후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함께 낮은 내성 발현율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기존 B형간염치료제를 대체했다.

지난해 BMS와 바라크루드를 같이 판매했던 보령제약(003850)도 지난 9월 제네릭을 허가받았다. 통상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 간 공동판촉을 진행할 경우 국내사가 제네릭을 개발할 수 없도록 계약서에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양사 간 공동판촉 계약이 만료된 직후 보령제약이 제네릭 개발에 뛰어든 셈이다.

이미 국내업체들은 바라크루드 제네릭 발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제일약품 등 10여개 업체가 BMS와 물질특허 및 조성물특허에 대한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다. 수십개 업체가 동시에 시장에 진출할 경우 진입 시기가 성패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BMS도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하루라도 늦추기 위해 국내업체들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제네릭이 발매되면 점유율 하락 뿐만 아니라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현행 약가제도에서 제네릭 제품이 발매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는 30% 인하된다. 바라크루드의 경우 제네릭이 발매되면 연간 6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제네릭 발매시 국내업체 매출 1위인 유한양행과의 영업경쟁도 관심거리다. 현재 바라크루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의약품은 길리어드의 ‘비리어드’로 이 제품을 유한양행이 팔고 있다. 유한양행은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536억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발매 2년째 의약품으로는 놀라운 성적표다. 내년에는 1000억원대 진입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라크루드는 국내에 진출한 의약품 중 최초로 연 매출 2000억원에 도전할 정도로 시장성은 높게 평가받는다”면서 “수십개 업체들도 추가로 시장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유례없는 제네릭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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