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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남자의 물건` 등 올초 서점가에서부터 시작된 이른바 `불혹 마케팅` 시장 열풍이 디지털시장까지 불어오고 있다.
카메라 업계 마이너리그에 속하는 `시그마`와 `리코카메라`는 올해 첫 제품설명회를 열었다. 리코카메라 공식 수입원 가우넷 관계자는 “수입 10여 년 만에 갖는 첫 미디어 행사”라며 “복고풍의 소장 가치가 충분한 제품을 구하려는 중년고객들의 발길이 최근 잦아지면서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누가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물건에 집착한다`고 했던가. 특정마니아 사이에서 알음알음 알려진 희귀한 브랜드 제품들이 요즘엔 중년세대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불혹을 매혹시키는 디지털제품은 대부분 독일제가 주류인 데다 레트로(Retro, 복고주의를 지향하는 유행이나 패션)를 겨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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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컬러에 하얀 가죽 처리로 마감한 `M9 화이트에디션`은 30대 한정품으로 3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손잡고 오렌지색 가죽을 덧입혀 눈길을 끈 VVIP용 한정판 `라이카 M7 에르메스` 시세는 대략 6000만원 선. 지금은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카메라 가격의 종결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판은 나올 때마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현준 IT전문평론가는 “(라이카카메라는)가격도 비싸고, 찍기도 불편하고, 심지어 동영상도 안되는 시쳇말로 `나쁜 남자` 카메라지만 일일이 렌즈를 돌려 초점을 맞출 때 얻는 조작감은 필름카메라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손맛을 그대로 살렸다”며 치켜세웠다.
또 “사용자 편의성과는 거리가 먼 라이카카메라의 억척스런 필름카메라 외형은 결과물보단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중년의 가치관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70년 전 라이카 초기 제품(모델명: M3)은 지금 수리를 맡겨도 완벽한 복원이 가능하다. 그래서 라이카 팬 사이에선 M3의 숫자 3을 `3대가 물려 쓴다`는 의미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라이카 동호회 골수 팬들은 “명품카메라는 오랫동안 지니고 있으면 떨어뜨려 찌그러지고 망가지기 십상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추억을 덧입힐 수 있어 즐겁다”라고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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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로 성이 차지 않는 중년세대는 한 수 위 급인 오디오시장을 기웃거린다. 2008년부터 3년간 잠정 중단됐던 `서울국제오디오쇼`도 떠난 40대 중년층이 돌아오면서 작년부터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40년간 오디오계 종사해온 이광일 에이프릴 대표는 “근래 초슬림TV 영상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사람들이 서서히 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물간 명품 홈시어터 시장이 또한번 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오디오쇼에서 4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단연 독일제 `맥킨토시`이다. 70~80년대 잘 사는 집에선 이 제품을 한대쯤 거실에 놓아 두고 싶어 했다. 부의 상징이었던 탓이다.
이 제품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90년대 스티브잡스 애플 전 창업주가 맥킨토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애플의 첫 데스크톱PC 이름마저도 `맥킨토시`로 지었다가 소송에 걸렸다는 실화는 유명하다. 맥킨토시 풀(Full) 시스템 가격은 1억5000만원. 디자인은 해외명품차량인 `포르쉐911`이나 `라이카카메라`처럼 굉장히 오래된 과거 원형 디자인을 고수한 몇 안되는 메이커 중 하나다.
정통한 AV전문가들은 맥킨토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볼륨의 높낮이를 표현하는 파란빛의 레벨 미터와 녹색빛을 내뿜는 진공관 컬러를 꼽았다(*제품의 구체적인 구동 모습은 아래 동영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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