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0.4% 상승을 살짝 밑돌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4% 상승했다. 전월치 3.5%보다 소폭 둔화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 상승세가 완화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상승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폭 역시 직전월보다 모두 완화됐다.
여기에 소비 둔화 조짐도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소매 판매는 7052억달러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월가에서는 전월대비 0.4% 증가를 예상했다. 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매판매가 줄어들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고, 소매판매도 정체 국면을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차올랐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9월 미 연준의 금리동결 확률은 26.4%, 25bp 인하 확률은 52.3%로 반영됐다. 9월에 25bp를 넘어선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합치면 금리인하 확률은 73.6%로 높아졌다. 하루 전(65.1%)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다만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금리를 “좀 더 오래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7bp(1bp=0.01%포인트)나 빠진 4.348%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1bp 떨어진 4.728%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24분 기준 104.21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초 이후 한 달여 만에 104대로 내려온 것이다.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1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350원대로 환율 레벨이 낮아진 만큼 저가매수 수요가 유입되며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