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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엔지니어 맷 하비가 말하는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매력, 그리고 조언

김학수 기자I 2017.09.04 07:38:0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난 주말,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는 최신 모터스포츠 트렌드라 할 수 있는 LMP3 시리즈와 TCR 아시아 시리즈 그리고 TCR 차이나 시리즈 등이 펼쳐지며 중화권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와중, 익숙한 이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의 레이스 엔지니어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맷 하비(32)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어느새 아시아 모터스포츠와 오랜 시간을 보낸 그에게 아시아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과연 호주에서 온 레이스 엔지니어는 아시아 모터스포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 기사는 구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Q 맷, 오랜만에 만나네요. 인터뷰 전에 자기 소개 부탁해요.

맷 하비(이하 맷): 안녕하세요.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 및 나카지마 레이싱 등의 소속으로 활동 중인 레이스 엔지니어 맷 하비입니다. 지난 1월에 이어 또 이렇게 무더운 곳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Q SNS를 보니까 점점 다양한 레이스에서 활약 중인 것 같은데, 요새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맷: 저는 크게 본다면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과 나카지마 레이싱, 두 팀의 소속으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일단 이번 경기는 FRD LMP3 시리즈에 출전 중인 95, ‘카3’의 스티브 맥퀸 데칼을 한 레이스카의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팀 내에서 운영 중인 GT3 프로그램에서도 활동 중에 있는데 두 대의 포르쉐 GT 레이스카를 담당하고 있죠. 참고로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 팀은 LMP3와 GT 레이스 외에도 TCR 등 다양한 레이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영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죠.

일본에서 최고의 레이싱 팀 중 하나로 손 꼽히는 나카지마 레이싱에서는 일본 내 GT와 포뮬러의 정상급 대회인 슈퍼GT와 슈퍼 포뮬러에 대한 엔지니어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파워 드리프트. 24시간 시리즈나 호주 슈퍼카즈 계열 등 다양한 레이스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유독 아시아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 같네요?

맷:맞아요. 제 커리어를 돌이켜 보면 커리어의 대부분이 아시아 모터스포츠와 함께 했고, 또 지금도 함께 하고 있는 상황이죠. 개인적으로 아시아라는 넓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움과 독특함 그리고 도전하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척 다양한 레이스와 레이스카와 함께 하고 있어서 솔직히 쉽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특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 중인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에서 활동하게 되면서는 정말 정신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속에서 분명 얻고, 배우는 게 있어요. 각 레이스카와 각 서킷, 개별적인 환경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죠. 비슷한 연령대, 혹은 활동 범위가 다소 적은 레이스 엔지니어들과 비교한다면 획득하는 ‘경험치’의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으니까요.

Q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맷:아시아를 무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의 일원이 된 것도 어느새 5~6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아시아라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유럽이나 호주 등으로 갈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아시아에서 꾸준히 커리어를 쌓고 배우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북미, 유럽 그리고 아시아를 권역 별로 묶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그 분류에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같은 아시아라고 하지만 국가나 지역에 따라 그 분위기나 문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죠.

Q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맷:실제로 그런 점이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럽이나 북미와 달리 전체 권역이 특정 기준에 의해 정립되기가 무척 힘든 구조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특성은 각 국가 별 개성 넘치는 레이스가 발전하고, 기술력의 향상을 유도할 수 이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제한된 환경에서 극한의 엔지니어링을 추구하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일식을 참 좋아했는데, 처음 일본을 갔을 때 일본 모터스포츠 특유의 레이스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물론 지금은 슈퍼 포뮬러와 슈퍼 GT에 많이 적응했지만요.

다만 이런 특성으로 글로벌 모터스포츠와는 다소 동떨어지는 레이스가 등장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죠. 일본의 경우 유럽 등과의 규정 통일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으나 중국의 CTCC나 한국의 슈퍼레이스의 경우에는 폐쇄성이 다소 큰 편이죠.

한국의 경우에는 메인 레이스라 할 수 있는 V8(스톡카) 레이스를 비롯해 모든 레이스가 국제 규정과 통일되지 않은 상태니까요. 몇 년 전 한국에서 레이스를 할 때 V8 레이스카를 비롯해 투어링 레이스카(현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ASA-GT 클래스)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글로벌 무대와 연계되지 않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Q 최근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트렌드를 분석해줄 수 있을까요?

맷:최근, 특히 아시아의 모터스포츠 트렌드를 살펴보면, 저비용 고효율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LMP3와 GT4 그리고 TCR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의 모터스포츠라는 산업의 구조를 고려할 때 결국 ‘젠틀맨 드라이버’를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가 무척 중요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저렴한 비용과 진입 장벽이 낮은 LMP3, GT4 그리고 TCR의 등장할 수 밖에 었는 것이죠.

게다가 LMP3와 GT4 그리고 TCR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엔트리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레이스, 레이스카보다 충분히 빠르기 때문이죠. 실제로 기록을 본다면 퍼포먼스가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레이스에 도전하고 싶은 ‘예비 젠틀맨 드라이버’를 자극하고 각 팀들의 운영 체계도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레이스의 도입을 고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좋은 주행을 펼칠 수 있는 서킷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LMP3, GT4 그리고 TCR 등을 도입해 한국의 드라이버들이 해외에 그리고 해외에서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하여 모터스포츠 시장의 규모를 키운다면 무척 좋을 것 같네요.

Q 많은 이야기 고마워요. 맷,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맷:앞으로 저는 더 위로 올라가겠다는 생각보다는 ‘더 많은 레이스’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앞으로도 다양한 팀, 다양한 레이스 그리고 다양한 선수들과 함께 포디엄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TCR, 나카지마 레이싱,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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