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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우크라·이스라엘 지원예산 의결…하원 통과는 불투명

박종화 기자I 2024.02.14 08:33:01

950억달러 규모 안보 패키지 의결
젤렌스키 "국방연대 확대돼야" 환영
공화 '하원서 표결도 안 부치겠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상원에서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을 군사 지원하기 위한 950억달러(약 127조원) 규모 예산안이 통과됐다. 다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 건물.(사진=로이터)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은 찬성 70표 대 반대 29표로 안보 지원 패키지를 의결했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통과된 안보 지원 패키지는 △우크라이나에 601억달러(약 80조원) △이스라엘에 141억달러(약 19조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48억달러(약 6조원) 규모 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기존에 책정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지난달 소진된 상황에서 이번 패키지 통과의 의미는 남다르다. 상원은 지난주 이 패키지를 국경경비 강화 예산과 함께 처리하려 했으나 공화당 반대로 부결되자 안보 관련 예산만을 분리해 의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리의 파트너, 전 세계 동맹국에서 미국은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으며 자유를 옹호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며 “미국은 동맹국(권익)을 옹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준 모든 미국 상원의원들께 감사하다”며 “푸틴의 야심은 광범위하다. 이는 우리의 국방 연대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다만 안보 지원 패키지가 하원에서도 통과될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안보 지원 패키지를 표결에도 부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공화당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국경 정책이 조금도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원은 독자적인 의지로 이 중차대한 문제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강경파인 칩 로이 하원의원은 “우리 국경은 활짝 열려 있는데 대가도 없고 명확한 목적도 없는 외국 전쟁에 950억달러를 쓰는 게 좋은 생각이냐”고 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반대를 뚫기 위해 ‘심사 배제 청원’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심사 배제 청원은 하원의원 과반이 요청하면 상임위 심사 없이 바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제도다. 자당 의석(212석)에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이 합류하면 승산이 없지 않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포괄적인 국가 안보 법안을 최종 통과시키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입법도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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