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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호의 과학 라운지](45) 너무 가벼워 지구를 떠났지만 생명체의 근원이 된 원소 '헬륨'

이연호 기자I 2019.08.18 12:47:37

지구보다 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원소 '헬륨'…가볍고 다른 물질과 반응 안 해 기구나 풍선 등에 사용
별, 수소핵융합으로 헬륨 생성→헬륨핵융합으로 탄소 생성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무색, 무취, 무미의 비활성 기체로 우주 상에 수소 다음으로 많은 기체.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로 흔히 풍선하면 떠오르는 기체. 원자 번호 2의 헬륨(He)이다. 하지만 이 헬륨은 지구 대기상에는 극소량만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헬륨은 다른 기체들에 비해 늦게 발견됐다. 지구에서보다 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기체가 헬륨이다. 헬륨은 천체에서 오는 빛을 분해한 스펙트럼으로 천체에 관한 정보를 구하는 분광연구를 통해 그 존재가 밝혀졌다. 지난 1868년 프랑스 천문학자 피에르 장센이 인도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하던 중 태양 홍염의 스펙트럼 속에서 황색선을 관찰한 것이 헬륨 발견의 계기였다. 유일하게 지구가 아닌 태양에서 발견된 원소인 헬륨의 이름도 그리스신화의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에서 따왔다.

태양과 헬륨의 밀접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실 태양은 거대한 헬륨공장이다. 수소를 태워 헬륨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태양은 4분의 3이 수소, 4분의 1이 헬륨으로 구성된 거대한 가스 덩어리로 그 중심부에 있는 핵에서 수소 원자가 서로 결합해 헬륨으로 변하는 핵 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헬륨은 지구 대기 중에는 약 0.00005%로 매우 적은 양이 존재하지만 은하계 전체로 보면 수소 다음으로 풍부해 전체원소 중 약 23%를 차지한다. 지구의 중력으로는 잡아 둘 수 없을만큼 가벼워 지구 탄생 시 생선된 헬륨은 거의 모두 지구를 탈출했다. 대부분의 헬륨은 우주 대폭발인 빅뱅 이후 1~3분 동안 빅뱅 핵 합성 반응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벼운데다 단원자 기체로 반응성이 거의 없어 기구나 풍선, 비행선 등을 띄우는 기체로 쓰인다.

그렇다고 헬륨을 단지 풍선 등의 역할로만 한정 짓는다면 큰 오산이다. 헬륨은 어찌보면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수소핵융합에 의해 헬륨을 생성하는 태양 같은 항성(별)은 수소핵이 고갈되면 이번엔 헬륨핵융합을 하게 되는데 그 헬륨핵융합을 통해 탄소를 만들어낸다. 우리 몸을 이루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모두 탄소로 이뤄져 있듯 탄소는 생명체의 필수적인 원소다. 결국 헬륨은 너무 가벼워 지구가 품고 있기엔 힘든 원소지만 그렇다고 그 헬륨이 지구를 아주 떠나지는 못했다. 우주 상의 별들에게로 가 결국 생명체의 씨앗을 만듦으로써 새로운 모습을 한 채 지구로 돌아온 셈이다. 도움말=김미경 과학커뮤니케이터.

◇김미경 과학커뮤니케이터 “천문 지식 전파에 사명감 느껴…‘과학기자’가 꿈”

“흔히들 ‘공부해서 남 주나’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저는 ‘남 주려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지난 5월 과학커뮤니케이터 6기로 위촉된 김미경 과학커뮤니케이터는 과학문화 전도사인 과학커뮤니케이터 지원 계기에 대해 “지식을 혼자서만 갖고 있는 것보다는 내가 알고 있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우주의 근원을 다루는 천문학도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천문학은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직결돼 있기에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고 신기해 하면서도 막연히 어렵다고 느끼는 분야”라며 “제가 좋아하는 천문학을 다른 많은 사람들도 좋아하게 되기를 더 나아가 이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김 과학커뮤니케이터는 ‘과학기자를 꿈꾼다’면서, 글로하는 소통도 좋아하지만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 과학커뮤니케이터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앞으로 가능한 자주 강연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그는 “페임랩을 통해 처음으로 많은 청중들이 있는 무대에서 제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며 “페임랩에서 3분간 미처 전달하지 못한 지식들을 일과 후나 주말에 강연을 통해 많이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를 위해 김 과학커뮤니케이터는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에서 학업에 정진하겠다는 뜻도 언급했다. 그는 “천문학은 현대에 와서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며 새로운 발견도 잇따르는 학문”이라며 “혹시라도 대중에게 잘못된 시각이나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이전보다 더욱 꼼꼼히 공부하고 지식을 쌓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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