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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세대, 나 보다 '가족' 걱정..부모·자녀·손자녀 부양 '3중고'

김범준 기자I 2019.07.07 12:00:00

한화생명, 라이프 트렌드·금융 스타일 빅데이터 분석

(자료=한화생명 제공)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5060세대는 자기 자신보다 ‘가족’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와 자녀 부양을 동시에 하면서도 손자녀 양육을 위해 자녀와 동거하며 상당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은퇴 후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미리 노후준비도 하는 등 ‘3중고’를 겪고 있었다.

7일 한화생명이 발표한 ‘라이프 트렌드 및 금융 스타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가족’ 관련 게시물은 5060세대가 18.6%로 2030세대(3.2%)보다 6배 가량 많았다. 또 ‘걱정’ 관련 키워드는 5060세대의 경우 가족·자식·미래·일자리·노후 등 ‘가족 걱정’이 주를 이룬 반면 2030세대는 직장·사랑·친구·야근 등 ‘본인 걱정’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는 ‘가족’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자녀와 부모에 대한 부양을 동시에 하고 있어 금전적인 고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의 가족 관련 걱정거리는 △간병(18.4%) △용돈(14.2%) △희생(13.8%) △자녀결혼(13.1%) △금전적요인(12.4%) △요양원(11.2%)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부모(29.6%)와 자녀(25.8%) 한쪽 보다 양쪽 모두(44.6%)에 대한 부양 고민이 더 컸다.

[그래픽=김다은 기자]
특히 60대의 경우 은퇴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손자녀 양육을 위해 상당한 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화생명이 한 대형 카드사 약 1650만명의 소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녀’ 관련 카드 지출 중 50대는 자녀 대학 등록금(23.7%)이 가장 많은 반면 60대는 손자녀 유치원(25.7%)이 가장 많았다. 인형·완구 등 어린이 용품에 대한 카드 지출액도 40대(7만3000원)와 50대(7만5000원)에 비해 60대(8만2000원)가 평균 1만원 이상씩 많았다.

손자녀 양육을 위해 자녀와 동거하는 시니어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 MDIS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5060세대가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로 ‘손자녀 양육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7년 13%에서 2017년 35%까지 10년 사이 약 3배나 증가했다.

5060세대는 은퇴 후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려는 경향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2007년 50대 73%, 60대 53%에서 2017년 각각 80%, 66%로 늘었다. 반면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의탁하려고’라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9%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이들은 노후 대비를 위한 보험과 의료서비스에도 관심이 많았다. 한화생명이 보유고객 약 50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축보험 평균 월납 보험료는 5060세대(49만4000원)가 3040세대(35만4000원)보다 약 14만원이 더 많았다. 소득 대비 납입비율도 5060세대(6.7%)가 3040세대(5.4%)보다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5060세대의 전체 생활비는 2012년에서 2017년까지 5년간 2.1% 증가에 그쳤지만 의료비 지출은 같은 기간 13.4%나 크게 증가했다.

5060세대는 금융 태도에 있어 ‘모범생’이었지만 금융 지식은 ‘열등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고객 보험계약대출 계약 건을 분석한 결과 5060세대의 연체 경험은 52.0%로 2040세대(65.7%)에 비해 13.7%포인트 낮았다. 신용대출에서도 연체 경험은 5060세대(27.6%)가 2040세대(55.6%)의 절반에 그쳤다. 평균 연체월 수도 20대는 2.54개월인 반면 50대는 0.43개월, 60대는 0.39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융이해력은 타 연령 대비 5060세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특히 60대의 경우 단리 계산(52점)과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38.8점) 관련 점수가 타 연령층 대비 현저히 낮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지난해 소비자행태조사에서도 ‘투자결정을 스스로 내려본 경험이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3040세대(17.4%) 대비 5060세대(27.5%)가 10%포인트 가량 많았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생각이 커진 반면, 자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줄어들고 있다”며 “50대에 자녀 졸업 등으로 등록금과 학원 비용이 감소하면 또 다시 60대에 손자녀의 유치원비를 감당하는 등 5060세대는 부모 부양, 자녀·손자녀 교육, 은퇴 준비까지 스스로 감당하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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