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조선구마사' 폐기하고 종영해라"…靑청원 13만명 돌파

김민정 기자I 2021.03.25 07:51:21

"문제 장면 삭제..다음주 결방 재정비"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영 중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하루 만에 12만 명 이상이 몰려 동의를 표했다.

‘중국색’ 논란부터 ‘역사 왜곡’ 논란까지 직면면한 SBS ‘조선구마사’의 방영 중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13만 명 이상이 몰려 동의를 표했다. 해당 청원은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하는 기준인 20만 명 동의를 쉽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먼저 청원인은 “23일 SBS에서 방영된 조선구마사 드라마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며 “물론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린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 했다”며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이걸 보고 ’아, 저 때 저 사람이 저랬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라고 반문했다.

(사진=SBS `조선구마사` 방송 캡쳐)
또한 청원인은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인해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것, 충녕대군이 통사 마르코와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에게 중국의 과자 월병에 중국식 인테리어의 기생집까지.. 도대체 PD, 작가, 미술감독은 뭐하는 사람이고 방송제작을 결정하고 관리감독하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가?”라며 “무엇보다 공중파에서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방송이 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찍어놓은 장면들 아깝다 생각 말고 국민들에게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주는 쓰레기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심각한 역사왜곡은 법적으로 나오지 않게 재발방지를 청와대에 요청하는 바이고, 이런 쓰레기 같은 내용에 아무 문제의식 없이 출연한 배우들도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SBS 제공)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 배경으로 한국형 크리쳐 사극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내용을 담아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여기에 기방의 한 장면에서 중국식 만두를 비롯해 중국 술, 중국 간식 월병, 피단(오리알을 삭힌 중국 음식)이 놓여 있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후 시청자들은 단순 시청거부가 아닌 불매 운동 조짐을 보였고, 결국 조선구마사 제작 지원이나 협찬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광고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24일 SBS는 “본 방송사는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 판타지 퓨전 사극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로 ‘조선구마사’ 작품을 편성하게 됐다“며 ”하지만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이점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다. 또한 다음 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방영될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서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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