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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톱100' 10년새 '비굴뚝'으로 재편.. 중후장대형 퇴조

이진철 기자I 2016.03.02 08:43:53

LG생건·고려아연·현대글로비스·LG화학·네이버 등 순위상승
한국 서비스·유통산업 약진.. 美·日·유렵 주력산업 변화없어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 10년간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주력 업종이 건설, 조선 등 중후장대 업종에서 서비스·유통 등 ‘비굴뚝’ 산업으로 급격하게 진화한 반면 미국, 일본, 유럽 등 다른 선진국은 주력 산업군은 변함없이 유지돼 대조를 이뤘다. 한국 산업의 변동성이 크다는 반증으로 분석된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4개국 시총 100대 기업의 주력 업종 변화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톱5’ 업종은 2006년 조선기계설비, 건설건자재,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등 굴뚝산업일색에서 2015년에는 서비스, 석유화학, 건설건자재, IT전기전자, 유통, 식음료 등으로 확 바뀌었다.

비굴뚝산업인 서비스와 유통이 조선기계설비, 자동차부품을 제치고 5대 업종에 진입한 것이다.

2006년에는 시총 100대에 속하는 서비스 업종 기업이 5개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0개로 늘어났고, 유통도 4개에서 7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IT전기전자와 조선설비는 각 8개에서 7개로 줄었다. 비굴뚝산업으로 급격히 진화한 셈이다.

한국 100대기업 시총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업 기업들의 시총 비중도 2006년 2.3%에서 작년에는 8.3%로 3배 이상 불었다. 그러나 전체 규모로는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포함된 IT전기전자 업종이 전체의 28.3%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가 포함된 자동차·부품이 9.3%로 2위였다.

기업별로는 10년 전 99위로 시총 100대 기업에 간신히 턱걸이 했던 LG생활건강(051900)이 지난해 17위로 82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뒤를 이어 현대글로비스(086280)(30위)와 고려아연(010130)(32위)이 48계단 뛰어올라 선방했다. LG화학(051910)(16위), 오리온(42위), 네이버(035420)(6위), 롯데케미칼(41위), 현대제철(29위), 코웨이(40위)도 20계단 이상 뛰었다.

미국은 제약 및 의료서비스 업종이 16.3%로 1위였다. 이어 서비스(15.0%), IT전기전자(14.0%), 석유화학(9.1%), 은행(7.8%) 등의 순이다.

일본은 1위 도요타를 필두로 한 자동차·부품이 19.4%로 규모가 가장 컸고, IT전기전자(13.1%), 통신(10.1%), 금융지주(8.2%), 조선기계설비(6.5%)이 뒤를 이었다. 유럽은 은행이 15.4%를 차지했고, 제약 및 의료서비스(14.8%), 석유화학(14.2%), 식음료(12.8%), 생활용품(10.5%)이 시총 상위 5대 업종에 들었다.

기업별로 지난 10년간 시총 순위를 가장 크게 높인 기업은 유럽의 폭스바겐과 식음료업체인 엔하이저부시 인베브(ABI)였다.

폭스바겐은 10년 전 94위에서 무려 86계단을 올라 작년 8위를 기록했고, 엔하이저부시 인베브는 89위에서 4위로 85계단 수직상승했다.

미국에서는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27위를 기록, 10년 전 순위보다 69계단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애플(56계단), 월트디즈니(39계단), 스타벅스(35계단), 허니웰인터내셔널(27계단) 등이 순위 상승 ‘톱5에 들었다.

일본은 IT전기전자 업종의 키엔스가 20위로 55계단 급등했고 SMC((51계단), 라쿠텐(47계단), 니덱(40계단), 에자이(35계단) 순이었다. 유럽은 폭스바겐, 엔하이저부시 인베브의 뒤를 이어 바이엘(76계단), 레킷벤키저(60계단), SAB밀러(57계단) 등이 순위를 큰 폭으로 높였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시총 100대 기업내 한국의 1등 업종은 10년 전 조선기계설비, 건설 건자재 등 굴뚝산업에서 포털 게임 등 내수 중심의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으로 확 바뀌었다”면서 “미국은 제약·의료서비스, 일본은 IT전기전자와 자동차. 유럽은 은행 관련 산업이 10년전과 마찬가지로 1등 업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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