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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 까다로워진다…SEC, 中기업에 신규 요건 부과

김무연 기자I 2021.08.24 08:57:37

VIE 사용 여부, 중국 당국 규제 위험성 등 명시 요구
中 당국의 VIE 철폐 및 데이터 요구 등 규제 대응 차원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시 필요한 추가 요건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의 지속되는 규제로 중국 기업의 투명성이 저하됐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SEC는 한 달 전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SEC가 미국 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에 △가변이익실체(VIE) 사용 여부 △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중국 정부의 기업 운영 방해 위험성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SEC는 상장을 앞둔 중국 기업에 VIE를 이용한 투자가 직접 소유보다 효과적이지 못한 이유, VIE 구조가 투자자와 투자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기술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 지분을 직접 보유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VIE를 설명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

VIE는 외국 자본의 중국 기업 직접 투자를 막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피하는 일종의 우회 투자 기법이다. 중국 기업은 해외에 지주사를 만들어 이를 통해 외국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해외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고, 외국자본은 지주사를 통해 중국 내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투자를 받고 미국 증시에 입성하기도 했다.

또한 SEC는 중국 규제 기관이 회사 정책에 개입할 위험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중국 승차 공유 기업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앱 스토어에서 자사 앱이 퇴출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상장 후 16달러까지 올랐던 디디추싱 주가는 현재 7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SEC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감사 결과를 공유할 것도 요청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17일 “회계 감사인들이 중국 기업의 회계 장부를 3년 이내에 공개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미국에 상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SEC는 미국 감사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 규정을 확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SEC의 움직임은 중국 당국의 잇따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란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해외 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에 개인 정보 등 데이터를 당국이 관리하는 제 3의 기업에 이관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또한 약 20여 년 걸쳐 묵인해온 VIE 제도 또한 철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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