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시리아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코피 아난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다시 한 번 특사 자격으로 시리아를 방문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난 특사는 약 두 달만에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UN 평화 중재안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난 특사는 "들고 있는 총을 내려놓고 살인을 멈춰야 한다"면서 "시리아 정부가 유혈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3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의 면담 후 시리아 정부의 유엔 평화 중재안 이행을 낙관했던 아난 특사는 계속되고 있는 유혈사태 해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그는 "훌라 학살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시리아 홈스시 인근 훌라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민간인 108명이 사망하고 300명이 부상 당했다. 특히 사망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나 노약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이번 학살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UN 안보리가 훌라 학살을 비난한 직후에도 시리아 정부군은 하마시에서 포격을 자행, 41명이 사망했다.
한편 훌라 학살 이후 관심은 국제사회가 과연 군사 개입에 나설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시리아 사태 이후에도 무기 판매 계약을 맺는 등 시리아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도 "시리아 정부가 아니라 평화안을 지지한다"고 밝혀 시리아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또 일부에선 군사 개입이 이슬람 종파 갈등을 부추겨 아랍권 전역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