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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日·네덜란드에 AI반도체 中수출 추가 규제 압박”

김윤지 기자I 2024.06.19 08:27:21

블룸버그 "美상무부 차관, 내달 네덜란드行"
"첨단 장비·서비스 對中 제한 요구 전망"
네덜란드·日은 부정적…대선 결과지켜볼듯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에 반도체 관련 대(對)중국 수출 통제 규제를 강화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19일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엘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이 내달 네덜란드와 일본을 방문해 네덜란드 ASML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TEL)의 중국향 수출을 더욱 제한하도록 압박을 가할 예정이다. 특히 에스테베즈 차관은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생산을 개발하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조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ASML과 TEL의 반도체 장비는 HBM 반도체 생산에 필수로, 중국 기업정보 제공 업체 치차차에 따르면 양쯔메모리(YMTC)의 자회사 우한신신, 화웨이, CXMT(창신메모리) 등이 HBM을 개발 중이다.

HBM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메모리 대역폭을 크게 향상시키는 반도체 메모리 기술로, 기존 메모리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과 대용량 처리 능력을 제공해 AI 시스템과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한미반도체, 한화정밀기계 등 한국 장비 제조업체도 HBM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해 수년 동안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능력을 억제하고자 노력했으나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오히려 진전을 이뤘다”면서 “미국은 보다 효과적인 글로벌 봉쇄를 위해 상대적으로 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동맹국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에스테베즈 장관은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에 ASML과 TEL이 중국에서 첨단 제조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 규제를 강화해달라는 요청을 반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램리서치는 중국에 이런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소장은 “미국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중요한 국가이지만 유일한 국가는 아니”라면서 “네덜란드와 일본은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나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짚었다.

다만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대중 서비스 제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정책 방향을 지켜본 후 입장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 제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2022년 10월 시행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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