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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1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8% 성장했다.
전기 대비 마이너스 전환은 2017년 4분기(-0.2%) 이후 처음이고, 감소폭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0년 1분기 만에 가장 저조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이다. 시장은 지난 1분기 0.2~0.3%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마이너스 증가율을 점친 전문가도 일부 있었지만 소수의견에 가까웠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한 것이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전기 정부의 GDP 성장기여도 1.2%포인트 대비 4분기 기여도는 -0.7%포인트로 감소했다.
설비투자가 ‘쇼크’에 가까웠다.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무려 10.8% 감소했다. 이 정도 감소세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최저다.
상황이 이렇자 설비투자의 GDP 기여도는 -0.9%포인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의 GDP 기여도가 +0.6%포인트였는데, 설비투자가 -0.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전체 GDP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투자뿐 아니라 항공기·자동차·선박 등 운송장비의 설비투자도 줄어들었다. 반도체 제조용장비가 포함됨 기계류 설비투자와 항공기 도입 등이 포함된 운송장비 설비투자가 모두 큰 폭 줄어들었다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건설투자도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0.1% 감소하며 지난해 3분기(-6.7%) 이후 2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틀어 건설투자가 -4.0%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었는데 전분기에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부진을 면치 못 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증가해 2016년 1분기(-0.2%) 이후 3년 만에 최저치였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 수요가 늘어났으나 의료 등 서비스소비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정부소비는 0.3% 늘어 2015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수출(-2.6%)과 수입(-3.3%)도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각각 2017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최저, 2011년 3분기 이후 7년 2분기 만에 최저치였다. 수출의 경우 LCD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수입은 기계·장비, 광산품 등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