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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위스키 수입량, 사상 첫 3만t 돌파…올해 키워드는 '다양화'

남궁민관 기자I 2024.01.17 08:11:56

위스키류 수입량 전년比 13% 늘어난 3만586t 기록
2021년 1만5662t 대비 2년 새 2배 가까이 급증
고가에서 중저가로 소비 확산…"대중화 단계"
수입 비중 버번·아이리쉬 늘어…럼·데낄라도 기대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이 사상 처음으로 3만t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 마시는 술)’ 트렌드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기록이다.

올해에도 위스키 인기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다 다양한 제품이 선을 보일 전망이다. 주요 수입국은 기존 스코틀랜드(영국)에서 일본·미국·아일랜드를 비롯한 제3세계로, 주종 또한 기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에서 고량주·데낄라·럼 등으로 국내 애주가들의 수요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꺾이지 않은 위스키 수입량…‘대중화 단계’

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량은 전년(2만7038t) 대비 13.1% 증가한 3만586t을 기록했다. 이는 위스키류 인기가 본격화된 지난 2021년(1만5662t)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입량이다.

주류업계는 실제 국내 들어온 위스키의 양은 통계 이상일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엔데믹 공식 선언에 따라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관세청 통계에 잡히지 않는 해외 각국 현지 및 면세점 위스키 구입량 또한 크게 늘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수입액 추이를 봤을 때 국내 위스키 시장은 대중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스키류 수입액은 2021년 1억7354만달러에서 2022년 2억6684만달러로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 2억5957만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연산의 고가 제품으로 첫 발을 디뎠다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중저가 제품으로 수요가 확대된 것이란 분석에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처음 입문할 땐 유명한 위스키 브랜드를 찾았다가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며 “위스키가 대중화되면서 올해 다양화가 키워드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비중 높이는 버번·아이리쉬…럼·데낄라 등 脫위스키도 이목

실제로 지난 2021년 당시 국내 위스키 수입량에서 86.2%를 차지했던 스코틀랜드산(스카치) 위스키의 비중은 지난해 81.1%로 줄었다. 같은 기간 버번·라이 위스키를 앞세운 미국은 7.6%에서 11.9%로, 일본은 2.5%에서 2.9%로, 아일랜드산(아이리쉬) 위스키는 1.8%에서 2.4%로 비중이 확대됐다.

주류수입업체들조차 정보가 많지 않은 스페인과 독일 위스키 수입량의 약진도 눈에 띈다. 스페인과 독일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각각 5t, 4t의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69t, 59t으로 열배 이상 급증해서다.

최근 한국주류수입협회에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위스키 수입과 관련된 문의가 줄 잇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7일에는 편의점 CU가 인도 폴존 증류소의 싱글캐스크 위스키 2종 ‘라크리마’와 ‘리데레’를 선보여 애주가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을 빚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주류수입업체 탑스피릿이 들여온 해당 위스키는 행사 당일 각각 48병 총 96병이 모두 완판됐다. 이와 함께 탑스피릿은 지난해 12월부터 중저가 인도 위스키인 ‘룰렛’을 CU에 선보여 초도물량 3000병을 완판한 데 이어 추가 물량까지 총 5000병을 모두 팔아치웠다.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에 더해 올해에는 다른 주요 고도수 증류주인 럼과 데낄라, 고량주(백주)도 새삼 주목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1년 7123t 가량 수입됐던 고량주는 지난해 7667t이 수입됐고 같은 기간 럼은 814t에서 986t, 데낄라는 454t에서 755t으로 역시 수입량이 늘었다.

주류업계 다른 관계자는 “스카치와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는 올해 현지 및 면세점 구매 등 판로 다양화는 물론 제품군과 수입국도 다양한 비중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여기에 위스키류를 벗어나 데낄라와 고량주, 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위스키류 수입액 증가세는 예년 대비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편의점 CU에서 진행된 주류행사에서 인도 위스키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오픈런’ 현상이 빚어졌다.(사진=탑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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