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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 공유한 이재명, 청년들 만나 "성 할당제 수혜자는 男"

김보겸 기자I 2021.11.13 16:34:17

부산 청년들 만나 여성할당제 폐지 주장 비판
"여성 성적이 더 높아…실제 혜택보는 건 남성"
전날 울산서도 2030 여성 표심 의식한 발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남구 유엔 기념공원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30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잇따라 ‘반페미니즘’ 성향 글을 공유하며 ‘이대남’ 표심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순회 이틀째인 13일 부산지역을 찾아 청년 유권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양하게 청년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으로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라는 걸 해보기로 했다”며 “아재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여성할당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에 이 후보는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요새 젊은 남녀 사이 오해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게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 때문에 피해봤다.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性) 할당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했더니 실제로 누가 혜택을 보느냐?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며 “우리가 경기도 통합 공채 등으로 보면 여성 성적이 더 높다. 그래서 조정을 한다”며 “무조건 남성 30% 할당하고.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함께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매타버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전날 울산지역 청년들과의 대담에서도 2030 여성 표심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받고 차별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금도 60%지, 승진도 잘 안 되지, 아이들 키우고 보육하느라고 경력 단절되면 복귀 안 되지”라며 “그걸 보전해서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걸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과 10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페미니즘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도마에 올랐다. 2030 남성들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는 홍 의원이 페미니즘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는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는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대남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에서도 심상정 대선 후보가 “이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종전선언·평화체계 구축 이후 유라시아 철도가 생기면 부산이 종착·출발지가 돼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선 “그거 뚫어놓으면 부산은 경유지가 돼 버린다. 괜히 남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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