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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로 눈돌리는 IT서비스, 내부거래 확대 의지 피력

김관용 기자I 2015.01.04 13:13:10

'빅3' IT서비스 기업 "본업에 충실하자", 그룹 IT지원 강화 시사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새해 IT서비스 업계가 그룹 내부거래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SK C&C(034730)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한 박정호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차세대 IT/ICT 사업의 리딩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다. 사업구조 혁신과 비(非) IT 사업 발굴을 강조했던 그동안의 신년사와는 다른 뉘앙스다. 그룹의 IT지원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진출은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본업인 IT서비스 역량 강화와 그룹 데이터센터 혁신을 당부했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2일 시무식에서 “강점 분야에 집중해 건실한 성장을 실현하자”고 말했다. 자체 개발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 강화뿐 아니라 기존의 전통 IT서비스 강자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는 그룹 IT 지원 역량의 확대를 의미한다. 특히 김 사장은 신사업 분야인 스마트 에너지 분야에서 LG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 역시 내부거래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전 사장은 지난 해 말 투자자관계(IR) 설명회에서 핵심 성장동력으로 물류업무프로세스아웃소싱(BPO) 사업을 제시했다. 물류BPO 사업은 100%가 삼성전자(005930) 물량이다. 삼성SDS는 2016년부터 그룹 관계사로 물류BPO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공공 IT사업 참여 규제로 최근의 구축 사례를 확보하지 못한 IT서비스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애를 먹고 있는게 현실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는 성장잠재력이 크긴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데다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쉽지 않다”면서 “에너지 관리, 전자상거래, 반도체 등의 신사업에도 도전하고 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내부거래는 여전히 IT서비스 업체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본사 매출액 기준 계열사 매출 비중은 삼성SDS(018260)가 71%를 넘어섰다. LG CNS와 SK C&C 역시 각각 47%, 49%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내부 매출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증가와 자회사 매출 성장에 따른 상대적인 비중 감소로 자회사 포함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내부거래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들의 해외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는 내부거래에 포함되지도 않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서 “삼성SDS의 물류BPO 사업 등은 해외 그룹 일감이기 때문에 내부거래 매출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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