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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이더의 기원은 고대 유럽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줄리어스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 황제가 포도 대신 야생 사과를 발효해 과실주를 만든 것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더(cider)는 흔히 국내에 청량 탄산음료의 대명사 ‘사이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술을 통칭하는 용어다. 과실의 향과 맛을 가미한 과일맥주 혹인 과일소주와는 구분된다.
온화한 기후의 중남부 유럽과 달리, 포도가 재배되지 않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와인 대신 사과 재배를 통한 사이더가 일찌감치 지역 전통술로 발달했다. 그렇게 애플사이더는 유럽에서 와인·맥주와 함께 대중적인 술로 자리잡으면서 현재 유럽 전체 주류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쌀과 보리 등 곡물을 활용한 소주·막걸리(탁주)·맥주가 보편적이다 보니 포도와 사과 등 과일을 활용한 과실주는 상대적으로 발달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 와인과 수입 맥주 등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애플사이더도 차츰 진출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가 수입·판매하는 ‘써머스비’와 수입맥주 전문 유통사 비어케이가 판매하는 ‘매그너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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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판매 시작 이래 연평균 80~90%대 가파른 판매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최근에는 TV 등 영상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강화하며 국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그너스는 비어케이가 지난 2020년 7월 수입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매그너스는 지난 1935년부터 87년간의 역사를 이어오며 매출 1위를 달리는 정통 아일랜드 애플사이더다. 사과주 함량 90% 이상으로 원재료 함유량이 높고 인공 색소와 글루텐을 첨가하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국내에서 ‘쥬시애플’(330㎖병·500㎖캔)과 ‘오리지널애플’(330ml병) 2종으로 판매하는데, 특히 쥬시애플 캔(500㎖) 제품은 전 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에서 캔맥주 등 캔입 주류 제품의 수요가 높은 점을 적극 반영해 빠른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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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앤애플’ 역시 경기 남양주에서 시작한 국내 최초 애플사이더 브랜드다. 현재 오비맥주의 자회사인 국내 크래프트(수제) 맥주 1세대 ‘핸드앤몰트’의 자매 브랜드다. 2016년부터 사이더 마스터 필 켈름(Phil Kelm)과 함께 한국 소비자 입맛에 최적화된 레시피를 만들어왔다.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뉴질랜드 크래프트 사이더 양조장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홈술·혼술 수요 증가로 다양한 취향의 주류 발굴과 소비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애플사이더도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이라며 “특히 국내 사과 농가와 협업해 지역특산주로 제조하면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배송이 가능한 경쟁력이 있어 진출 업체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