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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84% 치솟은 비트코인…'나홀로 강세' 이유는(종합)

김정남 기자I 2023.04.12 08:08:20

비트코인값, 지난해 6월 이후 첫 3만달러 돌파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가상자산 내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10개월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80% 이상 폭등했다. 이에 가상자산 관련주 역시 일제히 치솟았다.

1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3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3만277.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2% 이상 올랐다. 장중 3만509.08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6월 초 이후 10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84% 가까이 뛰었다. 올해 초만 해도 비트코인값은 1만6000달러대를 나타냈다.

(출처=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 스트래티지 회장 트위터)


이외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테더, BNB, XRP, 카르다노, 도지코인, 솔라나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다른 자산들보다 그 폭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를테면 주요 기술주들을 모아놓은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들어 예상 밖 급등했으나, 그 상승 폭은 20%에 못 미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나홀로 강세’는 무엇이 촉발했을까.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의 은행 위기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며 “가상자산 지지자들은 이를 전통 은행 시스템의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보상 앱인 롤리의 알렉스 아델만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안식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뒤 동결 혹은 인하 모드로 갈 것이라는데 기울어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시카코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금융 역풍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고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월가는 오는 12일 나오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5.1%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월(6.0%)보다 낮은 수치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챔피언”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26% 뛰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6.14%,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는 12.42% 각각 폭등했다.

다만 올해 들어 상승 폭이 워낙 컸던 데다 오름세의 이유가 상대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만큼 언제든 다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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