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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워런 버핏' 빈탈랄 사우디 왕자 석방…한푼도 안냈다?

방성훈 기자I 2018.01.28 11:44:26

反부패 운동으로 구금된지 3개월 만에 풀려나 귀가
"킹덤홀딩스 계속 보유…정부에 어떤 자산도 헌납 안해"

알왈리드 빈 탈랄(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 해 11월 초 부패 혐의로 긴급 체포됐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27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약 3개월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알왈리드 왕자의 동료의 발언을 빌려 그가 무사히 귀가했으며, 평소와 마찬가지로 행복한 목소리였다고 전했다. 현지언론인 알자지라 방송도 알왈리드 왕자의 가족들을 통해 그가 리야드 자택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알왈리드 왕자는 씨티그룹, 트위터, 21세기폭스, 애플, 리프트, 포시즌호텔그룹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 투자회사 킹덤홀딩스의 회장이다. 지난 해 11월 초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반(反)부패 척결운동 당시 다른 왕족 등과 함께 체포됐으며, 이후 리츠칼튼 호텔 스위트룸에 구금·억류돼 조사를 받아왔다.

알왈리드 왕자와 정부 사이에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부패 혐의로 체포된 인사들이 돈세탁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합의·강제징수 등을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알왈리드 왕자도 재산이 몰수되고 회사 해체 등을 강요당할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알왈리드 왕자는 석방되기 전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해가 있었을 뿐 아무런 혐의도 없다. 단지 정부와 논의할 것이 약간 남아있을 뿐”이라며 “며칠 안에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덤홀딩스가 계속 그의 소유 하에 있을 것이며, 어떤 자산도 정부에 헌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알왈리드 왕자 외에도 중동 최대 방송사 MBC 소유주 알 이브라힘 등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모하메드 왕세자의 반부패 척결운동이 별다른 성과가 없어 한풀 꺾인 것을 의미한다며,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평가했다. 사우디 정부는 당초 체포된 인사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확보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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