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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21일 원·달러 환율은 108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거의 한 달 만에 1070원대로 레벨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다시 원화 강세 랠리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원화를 약하게 만들 모멘텀을 더 이상 찾기 힘들어서다. 올해 중 마지막 남은 변수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통과 여부였는데, 이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이제 서울외환시장에 이렇다 할 불확실성은 없는 상황이다.
세제개편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안이 원·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을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전망했다. 달러화 강세를 유발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거나,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해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는 시나리오였다.
결과는 후자였다. 원화 가치가 예상대로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미 충분히 시장에 반영돼 있었다는 판단 하에 소폭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14% 하락한 93.313으로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원화 강세에 달러화 약세까지 겹쳐 원·달러 환율은 아래를 바라봤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4.0원 하락한 1080.9원에 마감했고, 이는 역외시장 흐름까지 이어졌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9.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0.90원)와 비교해 0.65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것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봐도 원화 강세 조짐이 보인다. 아직 소화되지 못 한 연말 네고물량이 쌓여 있어서다. 네고물량이란 국내 수출업체들이 수출물품의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다. 달러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는 인식 하에 유입된다.
최근 한달 넘게 원·달러 환율의 하락 랠리가 전개되면서 수출업체는 네고물량을 충분히 소진하지 못 하고 있었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해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연중 최저점이 1076.8원(11월29일)인 만큼, 1070원 중후반대까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당국의 개입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결제수요(수입업체가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려는 수요)의 유입 가능성도 이날 환율이 1070원 중반 밑으로 하락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