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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정과제에 발맞춘 현대차..노조 반발 극복할까

피용익 기자I 2018.06.05 08:00:00

광주시 완성차 공장서 경차 생산 유력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광주광역시가 건설하는 완성차 위탁생산공장에 현대자동차가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이 투자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광주형 일자리’에 부합하는 모델이란 점에서 현대차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이 모두 참여해서 적정한 임금을 책정해 기업에는 많은 이윤을 보장하는 대신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게 취지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완성차 공장에 현대차가 지분 투자를 최종 결정하면 22년 만에 국내에 새 자동차 공장이 세워지게 된다. 광주시는 오는 2020~2021년께 현재 완성차 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 절반 수준인 약 4000만원으로 현대차의 차량을 위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약 10만대로 직간접 고용 효과가 1만20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광주시는 예측했다.

문제는 현대차 노조의 반발이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가 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하향 평준화한다며 사측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올해 임금협상과 연계해 투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부영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2015년부터 추진하다가 중단된 광주형일자리를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살리려 하는 것은 최저임금 삭감의 연장정책”이라며 “현대차의 광주형 일자리 지분투자 결정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 승계 실패, 경영 위기라는 곤궁한 처지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압박에 굴복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 조항도 걸림돌이다. 단협 40조는 생산 일부를 외주로 처리하려면 노사공동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제약을 피하려면 현재 생산하지 않는 차종을 생산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광주시 완성차 공장에서 배기량 1000㏄ 미만의 경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경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차종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형태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시 완성차 공장 투자 여부는 물론 생산 차종에 대해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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