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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51% "직장 내 '유리천장' 존재"

정태선 기자I 2018.03.26 08:38:37

女, '과장급' 이후 승진 한계 느껴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여성이 승진 시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 막히는 것을 뜻하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사회적 이슈다.

지난달에는 ‘유리천장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선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지만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직장 내 유리천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819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리천장’에 대해 조사한 결과, 50.8%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라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65.7%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으며, 남성도 41.3%가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유리천장을 느끼는 상황은 ‘직책자를 남성직원으로만 임명할 때’(46.6%, 복수응답)을 1순위로 꼽았다. 계속해서 ‘여성직원들이 승진에서 밀릴 때’(36.1%), ‘중요한 출장, 미팅 등을 남성직원 위주로 보낼 때’(29.6%), ‘육아휴직 한 직원들이 복귀 없이 퇴사할 때’(27.6%), ‘인사평가 시 남자라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때’(20.7%), ‘남성직원들끼리만 회식 등 친목도모를 할 때’(16.1%)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 최종 승진 가능한 직급에서도 여성들의 유리천장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남성은 ‘부장’(3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임원’(25.5%)이 바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은 ‘과장’(33.3%)이 1위를 차지했고, ‘대리’(31.8%)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임원 이상’으로 승진의 경우 남성은 28.1%인 반면, 여성은 5.9%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면 여성 직장인들 중 직장에서 실제로 유리천장을 체감한 경험은 얼마나 있을까? 66.4%가 유리천장을 체감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 유리천장을 체감하는 순간은 ‘일정 직급 이상 진급이 남성직원보다 어려울 때’(54.5%,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 출산과 업무를 연관 지어 말할 때’(46.4%), ‘성차별적 발언을 들을 때’(45%), ‘금방 퇴사할 직원으로 취급 받을 때’(31.3%), ‘상사가 남성직원을 편애할 때’(21.3%) 등이 있었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58.3%)은 유리천장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불이익은 ‘남성동기보다 적은 초봉’(60.2%,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동기보다 낮은 연봉 인상률’(48%), ‘남성동기가 먼저 승진’(46.3%), ‘직책자 임명에서 제외’(24.4%), ‘주요 프로젝트 등에서 제외’(16.3%) 등의 순이었다.

한편, 전체 응답자는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조성’(32.8%)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밖에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타파’(23.7%),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17.6%), ‘여성직원에 대한 기업들의 대우 개선’(12.7%), ‘유리천장 타파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7.1%)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유능한 여성 인재들이 많아 배출되고 있지만, 일정 직급 이상이 되면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유능한 여성인재가 제 몫을 발휘하며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배제되고, 업무와 관리 역량에 따른 공정한 인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워킹맘들이 육아로 인해 원치 않는 경력 단절을 선택하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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