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추미애와 '함께' 홍준표는 '패싱'

유태환 기자I 2018.06.03 11:28:05

두 대표 이틀 간격 나란히 수도권 집중 유세
추미애, 박원순·이재명·박남춘과 함깨 지지 호소
홍준표, 일정 중 한 곳만 광역단체장 후보와 만나
전문가 "색깔론 덧칠 홍준표에 불만 많은 것"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에서 열린 류경기 중랑구청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동(인천)·안산(경기)=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틀 간격으로 나란히 6.13 지방선거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추 대표는 모든 일정에서 해당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와 함께 했지만, 홍 대표는 단 하나의 일정을 제외하고는 ‘나 홀로’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한 표를 호소해야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표를 깎아 먹는 다는 생각에 후보들이 거리를 두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당 대표 유세에 해당 지역 후보가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추미애, 해당 지역 후보와 동행하며 지지 요청

먼저 수도권 집중유세에 나선 건 집권여당의 추 대표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인 추 대표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서울·인천·경기 순으로 수도권을 돌면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해 압승을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이번 선거 첫 유세인 류정복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 출정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나란히 서 “박원순 서울시장님, 보기만 해도 흐뭇하지 않으신가”라며 “일 잘하는 시장님. 지난 6년간 서울시에서 하고 싶은 일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6년의 시간, 아직 열매를 따기엔 부족하다”며 “앞으로 4년 더 박 시장을 일 시켜서 서울시를 완성해내자”고 했다. 박 후보도 이 자리에서 “추 대표님이 본격선거가 벌어지는 오늘 서울에서도, 전국에서도 처음으로 중랑구를 방문했다”고 화답했다.

추 대표는 이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인천 동구 괭이부리마을 쪽방촌을 찾아 “노인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며 “그런 일을 하려면 시장을 잘 뽑아야 한다”고 동행한 박남춘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또 경기 수원 합동유세장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를 가리켜 “이 후보는 약속을 철칙으로 여긴다”며 “저는 아침에는 서울 박원순 시장,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인천의 박남춘 후보, 그리고 이곳에서는 이재명과 함께 기호 1번 후보들을 만났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박원순·박남춘·이재명 후보는 추 대표와 손을 잡거나 만세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원팀(One Team) 그림’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후보 없이 한 표 호소…머쓱한 분위기

반면 해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없는 자리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홍 대표의 모습은 머쓱해 보였다.

한국당 중앙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홍 대표는 2일 서울·인천·경기 순으로 수도권 집중유세를 다녔지만 6개 공식일정 중 마지막인 서울 노원에서야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두 번째 일정인 서울 강남 대치역 사거리 유세에서는 “김 후보를 선택해야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성사될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김 후보는 옆에 없었다. 인천·경기 등 다음 세 개 일정에서 역시 “유정복을 시장으로 꼭 좀 해달라. 도지사는 남경필”이라고 외쳤지만, 당사자가 없어 공허한 메아리로만 느껴졌다.

한국당과 해당 후보 측에서는 일부러 홍 대표를 피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오늘 홍 대표 유세일정은 기초단체장 중심”이라며 “유정복 후보는 다른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경필 후보 측 관계자도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일정을 며칠 전에 짜다 보니 후보와 대표 동선이 안 맞는 것”이라며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고 경기도가 넓어 실무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소위 ‘수도권 득표에 도움이 안 되는 홍 대표를 후보들이 멀리한다’는 분석이 상당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한국당이 제1야당 위상을 확보 못 하는 중심에는 홍 대표가 있다”며 “남북문제와 북미관계에 대해 색깔론으로 덧칠하면 20대와 30, 40대 젊은 층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모습에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불만이 많은 것”이라며 “홍 대표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후보들도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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