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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후발주자들의 이야기다. 절대 강자는 요란스러운 모습 대신 자신의 주포를 준비하며 여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비빔면의 강자 팔도의 이야기다.
팔도 비빔면은 1984년 출시된 이후 여름 비빔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팔도의 효자 상품이다. 독특하며 새콤달콤한 비빔소스, 적당히 가는 면발, 개당 600~8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지 3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여름 농심, 오뚜기 등 경쟁사들이 비빔면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팔도 비빔면의 아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 시장 점유율 64%… 절대 강자 ‘팔도비빔면’
팔도 비빔면은 여름 별미로 꼽히던 비빔국수를 봉지 라면으로 재현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팔도와 분사 전이었던 당시 한국야쿠르트 직원들은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돌아다니며 소스 맛을 비교했고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발효와 미생물공학을 접목해 지금의 비빔면 소스를 완성 시켰다.
당시로서는 면을 끓인 뒤 헹궈 비벼 먹는다는 개념이 생소해 비빔면을 그대로 끓여 먹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비빔면 조리법을 각인시키기 위해 별도로 CM송을 만들기까지 했다. 지금도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가사로 유명한 팔도 비빔면 CM송의 탄생 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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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면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변주를 줬다. 2003년 3월 늘어나는 용기면 수요에 맞춰 팔도비빔면 용기면을 출시했다. 2014년엔 찰감자전분을 넣어 쫄면 면발과 같은 식감을 구현한 ‘팔도 쫄비빔면’을 내놨고 2017년엔 ‘팔도 초계비빔면’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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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론 부족하고 두 개는 많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2016년 양을 20% 늘린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올해도 지난달 말부터 컴백 한정판이라는 콘셉트로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비빔 소스만을 따로 내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수용해 2017년 9월부터 ‘팔도 비빔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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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오뚜기의 CF 저격과 맞받아친 팔도
올해는 경쟁사들도 칼을 갈았다. 농심, 오뚜기 등은 팔도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다채로운 제품들을 출시하며 이슈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팔도비빔면을 저격하는 듯한 공격적인 CF들로 선전포고를 마친 상태다.
농심은 ‘칼빔면’을 주포로 삼았다. 칼빔면은 칼국수 면발에 김치 비빔 소스를 더해 기존 비빔면과 식감에서 차별화를 뒀다. CF 모델로 기용한 모델 정혁은 광고에서 비빔면은 다 거기서 거기다?’, ‘비빔면은 얇은 면으로 비빈다?’라고 질문하며 팔도비빔면을 겨낭했다.
오뚜기는 타마린드 양념소스로 맛을 낸 ‘진비빔면’을 내세웠다. 타마린드란 인도,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방 음식에 새콤한 향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콩과의 열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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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팔도는 드라마 ‘스토브 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여배우 박은빈을 영입해 응수했다. 박은빈은 팔도비빔면 CF에서 “비빔면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건 선을 넘은 거지”라는 대사를 날린다.
팔도 관계자는 “극중에서 불의를 못 참는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박은빈과 이번 CF 캐치 프라이즈가 맞아 모델로 기용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