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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미원’, 베트남서 日 '아지노모토'와 정면승부

강신우 기자I 2019.03.01 09:00:00

현지 마트 매대 꽉 채운 ‘미원’
점유율 64% 아지노모토와 맞짱
‘박항서 매직’에 미원도 급부상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마트 내 조미료 코너 판매대에 일본 ‘아지노모토’와 대상 ‘미원’ 제품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사진=황교익 맛칼럼니스트 제공)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상그룹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조미료 ‘미원’이 일본 ‘아지노모토’와 베트남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다. 현지 조미료시장에서 아지노모토가 1위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박항서(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효과’로 대상 미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마트 내 조미료 코너, 판매대에는 상단 3개 층에 걸쳐 아지노모토와 미원이 나란히 절반씩 자리 잡고 있다. 아지노모토 현지 점유율이 65%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상품 진열이다.

현재 현지 조미료시장 점유율은 아지노모토가 64%로 1위이고 이어 대상(14.6%)과 현지 업체인 베단(14.3%)이 미묘한 격차로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원은 일제강점기 국민의 입맛을 길들인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의 대항마로 개발, 1956년 탄생했다. 1955년 대상그룹 창업자인 고 임대홍 회장이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 성분 ‘글루탐산’ 제조법을 일본에서 습득한 후 이듬해 부산에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고 최초의 국산 발효조미료인 ‘미원’을 만들어냈다.

미원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96%로 독보적인 1위이다. 1960년대 미원의 아성을 노리는 일미, 선미소, 미영, 닭표맛나니, 미풍 등 아류 조미료들이 쏟아졌지만 모두 미원이 만든 시장 진입 장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대상이 미원을 베트남으로 수출한 것은 1994년부터다. 당시 베트남 정부의 투자허가를 받아 미원베트남 법인을 설립, 1995년 하노이시 인근 벳찌에 공장을 세워 조미료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박항서 감독의 ‘득비엣푸드’ 광고.(사진=대상)
대상 미원이 베트남에서 아지노모토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에는 ‘박항서 매직’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상이 지난해 3월, 박항서 감독과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현지 육가공 브랜드 ‘득비엣푸드’와 김치 브랜드 ‘종가집’ 광고를 하면서다.

베트남 현지의 박항서 감독 인기에 힘입어 대상의 현지 식품 사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박항서 감독 광고가 방영된 6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약 15% 이상 성장했다.

한편 대상은 2016년 9월, 베트남 현지 신선소시지 가공업체인 득비엣푸드 인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육가공 시장에 진출했다. 대상은 득비엣푸드 M&A를 통해 2020년까지 연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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