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최근 2년간 자취를 감췄던 글로벌 증시 배당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지난 해보다 풍성한 배당을 예고하고 있고 일본 역시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이 올해 발표한 배당 증가 규모는 44억달러로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 4분기 387억달러 규모 배당 감소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기업들의 배당 증가는 풍부해진 현금 증가와 맥을 같이 한다. 비금융기업들의 지난 해말 현재 유보현금은 8324억달러로 지난 2008년대비 3분의 1이상 증가했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지속되며 1분기 실질 배당 규모는 전년대비 16% 감소가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제너럴일렉트릭(GE)이 내년 배당 증가를 예고한 것처럼 기업들의 배당 증가 추세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워드 실버블랫 S&P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개선되면서 3분기 배당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5.6%의 증가가 전망돼 지난해 21% 감소와 대비가 확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기업들 역시 올해 배당이 급증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기업들의 올해 배당이 1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NG에 따르면 스톡스유로 600 지수를 구성하는 354개 유럽 기업들 가운데 51%의 배당 규모가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21%만 기대에 못미쳤다.
일본 상장기업들도 지난해 회계연도 배당 전망치가 2조7917억엔으로 집계되면서 전년대비 5%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상장사 231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7개 기업은 배당을 늘리거나 재개하겠다고 답해 전년대비 50%나 증가했다.
신문은 금융위기가 수그러들면서 기업들이 우선순위를 현금확보에서 주주보상으로 우선순위를 이동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배당 증가가 반드시 좋은 신호만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케이스 윌리엄스 UNG 스트레티지스트는 "배당 증가는 기업들이 넘쳐나는 현금을 어디에 쓸지 분명치 않다는 점을 반증할 수 있다"며 "성장 기회의 부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임러 등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배당을 취소하고 미국 금융주들의 경우 규제당국을 의식해 여전히 배당에 신중한 만큼 낙관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클 톰슨 S&P 이사는 "기업들이 더 좋은 현금 사용처를 찾으려 할 것"이라며 "M&A 등에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선 실러블랫 S&P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들의 배당 증가는 몇분기 뒤로 미뤄질 수 있다"며 "위기 이전보다 배당 수준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주식 배당률이 여전히 채권수익률에 비해 낮다는 점도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S&P 기업들의 지난 해 배당률은 2%로 미국 국채수익률은 3.693%보다 낮았다. 또 건강보험법안 등으로 배당세율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